서울시醫 황규석 "의료복지사협, 통합돌봄의 '배민' 되려 하나"
"외부 개원의 순번 배정은 환자·지역 의사 지속적 관계 단절"
"필수의료 핵심 인프라 주장하려면 실제 진료 기능 공개해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지역 필수의료의 핵심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외부 개원의를 모집해 환자에게 순번대로 보내는 방식은 통합돌봄의 취지와 맞지 않으며 의료복지사협을 의료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은 지역 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일차의료와 방문진료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 의료기관이다.
정부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에 대응해 개원의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외에 다른 곳에서도 진료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해 왔는데 최근, 이 적용 대상을 의료사협이 설립한 의료기관까지 넓혔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19일 이 조치가 의료사협을 사실상 의료 플랫폼으로 키워줄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고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의료사협이 30년간 농어촌과 취약계층 의료공백을 메워왔다고 반박했다.
황 회장은 24일 이 반박에 대해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명칭과 설립 취지만으로 공공성과 지역 필수의료기관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설립 목적이 아니라 실제 운영과 의료 기능으로 공공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경기 안성과 양평 및 화성, 충남 홍성, 경북 상주, 경남 산청, 강원 원주 등에서 지역 의료공백을 메워왔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이들 의료기관이 실제로 어떤 필수진료를 담당했고 야간과 휴일에 어떤 의료공백을 메웠는지부터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외부 개원의가 없으면 중단되는 진료와 의료기관별 상근 인력 및 주변 의료자원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회가 제시한 7개 지역 가운데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홍성과 상주 및 산청 등 3곳뿐이라고 지적했다.
인구소멸위험지역과 응급의료 취약지는 인구감소지역과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므로 의료취약지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적용 지표와 기준 연도 및 의료기관 접근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원주에 대학병원이 있고 산청에서도 경상국립대병원까지 약 30분 거리인데 의료취약지로 보는 것이 맞는가"라며 "행정구역상 농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료복지사협 의료기관을 의료공백의 최전선으로 포장하는 것은 실제 의료 접근성을 외면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의료복지사협이 예방 중심 일차의료와 재택의료 및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등에 참여한 실적도 지역 필수의료 수행이나 개원의 겸직 필요성을 곧바로 입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우수사례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며 "30년간 존재했다는 사실도 개별 의료기관의 인력 부족이나 개원의 겸직 필요성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의료복지사협을 통합돌봄의 기반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비판했다. 통합돌봄은 환자가 살던 지역에서 자신의 질환과 투약 이력 및 생활환경을 아는 의사에게 지속해서 진료받는 체계인 만큼 기존 지역 일차의료기관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료복지사협이 외부 개원의를 모집해 순번대로 환자에게 보내는 방식은 지속적인 환자 관리가 아니라 환자를 주문받고 의사를 배정하는 의료서비스 배달"이라며 "이런 구조에서 의료복지사협은 통합돌봄의 '배달의민족'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정 조직이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고 배분하는 구조가 확대되면 지역 일차의료기관은 밀려나고 의료복지사협이 의료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환자와 지역 의사의 지속적인 관계를 끊는 방식을 지역 밀착형 통합돌봄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정부는 공공성이라는 명칭에 기대 포괄적인 특례를 부여하지 말고 의료복지사협의 실제 운영과 의료 기능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설립 주체만으로 개원의 겸직을 허용한 조치를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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