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대는 어디에…지역의대설립기획단 검토·평가에 달려

2030년 개교 목표, 100명 정원 배정…전남광주 vs 경북
"취약지라 의사 절실" 호소에 정부는 누구 손 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2030년 운영을 목표로 정원 100명 규모의 국립대 의과대학 신설을 추진 중인 정부를 향해 전남광주특별시와 경상북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의료취약지'로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 확충을 위한 의사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는 입장인데, 정부가 어디의 손을 들지 주목된다.

경북-경국대 한 팀 됐으나, 전남광주는 합의 결렬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전날(20일) 전남광주와 경북으로부터 국립의대 신설 추진에 대한 입장을 확인했다. 지난 2월 정부는 2027~2031학년도 5년간 총 3342명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한편, 2030년 지역 국립의대 신설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개교를 발표한 바 있다.

지역 국립의대의 경우 10년의 의무복무가 부과된 지역의사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의대 접근성, 의료 공급 정도, 지역민의 의료취약 정도 등 4개 분야 13개 지표를 토대로 전남광주와 경북을 후보지로 정했다고 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최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과의 인터뷰에서 "교육부와 복지부는 지역의대설립기획단을 공동 운영 중"이라며 "(앞으로) 후보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국립대가 제출한 추진계획서를 평가해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의 국립경국대에 의대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서를 낸 경북도와 달리, 전남광주는 목포대와 순천대 간 합의 결렬 등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유치 대학을 적지 않은 채 옛 전남지역을 대상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양측 모두 취약지 호소…정은경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하겠다"

경북도의 계획서에는 2030학년도 입학을 목표로 안동·예천 경북도청 신도시 내 13만 362㎡ 부지에 의대를 조성하고 교원 112명을 확보하는 방안이 담겼다. 500병상 이상의 교육병원 건립안도 담겼다.

경북은 전국에서도 의료인력 부족과 필수의료 공백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과목 전문의가 0.36명으로, 3.02명인 서울의 약 12%에 불과하다. 소아청소년과는 0.02명, 응급의학과와 신경과, 신경외과는 0.01명 수준이다.

경북에는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전혀 없어 수도권으로 전원되는 비율이 전국 평균의 15배에 달한다. 경북 내 의대 정원은 49명(동국대 경주캠퍼스)에 그치며, 졸업생의 지역 정착률 역시 3.1% 수준으로 지역의료에 기여하는 바가 미흡하다.

이를 근거로 경북은 의대신설과 정원 배정에 우선적인 정책적 배려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의대 설립과 교육병원 구축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집중하겠다. 신설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18일 국립중앙의료원의 '2025년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76곳(30.4%)이 의료취약지로 분류됐다. 종합병원 60분 접근 불가능 인구 비율과 60분 기준시간 내 의료이용률을 표준화해 평균 점수가 50점 이상이면 의료취약지로 평가됐다. 17개 시도별로 의료취약지 분포를 살펴보면 강원, 경북, 경남, 제주, 전남 순으로 많았다.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세종에는 취약지가 없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비록 목포대와 순천대 간 합의 결렬로 지역 내 단일 유치는 무산된 전남광주 역시 전국에서 대표적인 '의료취약지'다. 1990년부터 의대 유치를 추진해 왔으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포함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전남의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과목 전문의는 0.29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전남도에 국한했을 때 22개 시군 중 상당수가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의료취약지로 분류되며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지역이었다.

최근 통합특별시로 출범됐으나, 대다수 농어촌과 도서지역이 골든타임 내 의료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어느 한 지역도 소외되지 않도록 전남광주에 초광역 통합 의료체계를 함께 만들자"고 호소한 바 있다.

민 시장 측은 목포와 순천에 '목포 의대·대학본부·추후 병원, 순천 대학병원' 방안을 제시했으나 목포와 순천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교육부에는 의대 신설의 필요성과 신청 정원, 특별시 차원의 지원 계획 등이 담긴 의견서만 제출했다.

정부는 앞으로 전남광주와 경북이 제출한 계획서를 토대로 타당성 등을 면밀하게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기준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으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 선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김도우 기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향후 의대설립 계획을 묻는 이만희 복지위원장(국민의힘 의원)에게 "연 100명의 정원이 배정될 것"이라면서도 "(전남광주와 경북을 놓고) 지역 내 의료수요, 취약도, 필요성 등을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어느 지역에 설립할지, 전남광주와 경북 양측에 설립할 수 있는지 등을 묻자 정 장관은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전문가와 토론을 진행하며 자문을 받고 있다. 다양한 방안을 잘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