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기기 상용화 시동…복지부, 6개 컨소시엄 임상 실증 착수

신의료평가·보험등재 위한 실사용 데이터(RWD) 대규모 확보
정부 "진료실 안착까지 밀착 지원…시장진입 표준모델 구축"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내 에비슨 의생명연구센터에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디지털 의료기기) 지원사업 착수보고 및 사업협약 체결식이 진행 중이다. 2026.8.4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병원 현장에서 실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건강보험 등재를 목표로 대규모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술 개발에 머물렀던 AI 의료기기를 실제 의료현장에 안착시키는 '시장 진입 표준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4일 연세대학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AX-SPRINT) 착수보고회와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사업에는 메디웨일, 루닛, 제이엘케이(JLK), 휴런, 프리베노틱스, 시너지에이아이 등 6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전국 65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실제 진료환경에서 임상 실증과 실사용데이터(RWD) 확보, 경제성 평가 등을 수행한다.

컨소시엄은 향후 2년간 전국 의료기관에서 본격적인 임상 실증과 데이터 축적에 들어간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신의료기술평가와 건강보험 등재를 지원해 AI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AI가 의료진 판단 보완"…뇌졸중 AI 검증 나선 JLK

이날 발표에 나선 제이엘케이는 급성 뇌졸중 환자의 치료 의사결정 과정에서 AI가 의료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연구에서 뇌경색 탐지 AI 단독 성능보다 의료진과 AI가 함께 활용했을 때 진단 정확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MRI에서 전문가도 놓치기 쉬운 0.1㎜ 이하의 작은 병변까지 탐지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한림대성심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전국 22개 병원, 신경과·영상의학과·신경외과 전문의 40여 명이 참여해 AI 적용에 따른 치료 결정 변화와 시술 시간 단축, 환자 예후 개선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증한다.

제이엘케이 측은 "관류영상 AI가 실제 의료진의 판단과 병원 워크플로를 얼마나 개선하는지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해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 등재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디지털 의료기기) 지원사업 착수보고 및 사업협약 체결식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내 에비슨 의생명연구센터 전경. 2026.8.4 ⓒ 뉴스1 문대현 기자
루닛 "25만건 실사용 데이터 확보…보험등재 근거 마련"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AI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 AI '루닛 인사이트 MMG'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회사는 서울대병원과 건국대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과 함께 총 25만건 규모의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실제 진료환경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경제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특히 AI 적용 전후 추가 검사 감소와 진단 정확도 향상, 환자 치료 결과 등을 분석해 건강보험 등재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루닛은 현재 전체 매출의 약 97%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으며 65개국 인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호주와 스웨덴 등에서는 국가 암검진 사업에도 AI 솔루션이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지역병원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 의료현장에서도 활용성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선영 루닛 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2026.8.4 ⓒ 뉴스1 문대현 기자
메디웨일·휴런 등도 임상 실증 착수

메디웨일은 안저영상 기반 심혈관질환 위험 예측 AI '닥터눈 CVD'의 임상 근거 확보에 나선다.

연세세브란스병원과 한양대구리병원 등에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해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다.

휴런은 MRI 기반 파킨슨병 진단보조 AI를 활용해 불필요한 PET 검사 감소와 진단 정확도 향상을 검증한다.

프리베노틱스는 위내시경 AI를 통해 위암 전구병변 진단과 불필요한 조직검사 감소 효과를, 시너지에이아이는 생체신호 기반 부정맥 예측 AI의 임상 유효성을 각각 입증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단순 연구개발(R&D) 지원이 아니라 의료 AI 산업의 시장 진입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유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기화장품사업과장은 "기업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청했던 것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기회였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실증하고 근거를 축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영훈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획이사는 "정부와 기업, 의료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인 임상 성과를 만들고 조기 상용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김유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기화장품사업과장. 2026.8.4 ⓒ 뉴스1 문대현 기자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