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탓인 줄 알았던 두근거림·체중 감소…갑상선 이상 신호?

땀·손떨림·불면 지속되면 혈액검사 필요
방치하면 부정맥·심부전·골다공증 위험

김경진 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고려대안암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거나 쉽게 지치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증상을 날씨 탓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충분히 쉬어도 두근거림과 손떨림이 계속되고 식사량이 줄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4일 고려대안암병원에 따르면 갑상선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 사용과 체온 심장박동 등을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만든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돼 몸의 여러 기능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더위를 참기 어렵고 땀이 많이 나는 것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불규칙해질 수 있으며 손떨림과 불안감 신경과민 불면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욕이 정상적이거나 오히려 늘었는데도 체중이 줄고 배변 횟수가 증가하거나 설사를 할 수 있다. 여성에게는 생리량 감소나 불규칙한 생리 주기가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이다. 면역체계가 갑상선을 잘못 자극해 갑상선호르몬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게 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갑상선 안의 결절이 스스로 호르몬을 많이 만드는 독성결절과 여러 결절에서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독성다결절갑상선종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갑상선에 염증이 생겨 저장돼 있던 호르몬이 혈액으로 빠져나오는 갑상선염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법에는 항갑상선약물과 방사성요오드 치료 및 갑상선절제술이 있다. 환자의 나이와 증상 갑상선 크기 동반질환 임신 여부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항갑상선약물 치료가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중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약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 부작용이 생기거나 치료 후 재발한 경우 갑상선이 매우 크거나 암이 의심되는 결절이 동반된 경우에는 방사성요오드 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생활습관 조절만으로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다. 갑상선질환을 앓았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과 갑상선 결절 또는 갑상선종이 있는 사람은 갑상선기능 이상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령자와 출산 후 여성 및 요오드가 포함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도 위험요인이 있다.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이나 해조류 농축제품을 의료진과 상의 없이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험요인이 있다면 갑상선기능검사가 필요한지 정기적으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두근거림과 손떨림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및 더위를 유난히 타는 증상이 나타나면 정기검진 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게 고열과 매우 빠른 맥박 의식 혼란 등이 갑자기 나타나면 생명을 위협하는 '갑상선중독발작'일 수 있어 즉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감염이나 외상 분만 또는 항갑상선제의 갑작스러운 중단 등이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김경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피로나 스트레스 또는 더위로 인한 증상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정맥과 심부전 골다공증 등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두근거림이나 손떨림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가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 후에도 정기적으로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과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