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흉내 낸 다이어트 광고 기승…식약처, 부당광고 26곳 적발(종합)

일반식품인데 '올레샷' '먹는 위고비' 등 내세워 115억원 판매
전문가 "과학적 근거 없어"…행정처분·고발 조치

23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약처 직원이 체중 감량과 저속노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부당 광고해 적발된 이른바 ‘올레샷’ 등 다이어트 관련 식품을 공개하고 있다. 2026.7.23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먹는 위고비', '올레샷' 등의 표현을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과장한 온라인 식품 광고 업체 26곳을 적발했다. 이들 업체는 일반식품을 마치 비만치료제인 것처럼 홍보해 약 115억 원 규모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식약처는 여름철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다이어트 식품 광고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 26개 업체에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판매 중인 제품 30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올레샷(OleShot)'과 '천연 위고비·마운자로 레시피'를 표방한 올리브유 제품을 비롯해 '먹는 위고비', 'GLP-1' 등 비만치료제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한 광고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올레샷'은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함께 섭취하는 방식을, '천연 위고비·마운자로 레시피'는 올리브유와 삶은 달걀을 함께 먹는 방법을 일컫는다. 최근 SNS에서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의학적 치료법은 아니다.

백남이 식약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장은 "이번에 적발된 30개의 부당 광고 제품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8개이며, 나머지 22개는 일반식품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건강기능식품 8개 역시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외의 질병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고 말했다.

백남이 식약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장이 23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다이어트 효과를 표방한 일반식품의 부당광고 적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7.23 ⓒ 뉴스1 박지혜 기자

조사 결과 적발 업체들은 질병 예방·치료 효과나 의약품·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 거짓·과장 광고, 소비자 기만 광고 등을 통해 약 60만 개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 금액은 약 11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올리브유나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혼합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체중 감량은 물론 '디톡스', '저속노화', '항산화', '항염' 등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김지연 서울과기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올리브유는 기존의 식용유를 대체해 섭취했을 때 건강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이지, 올리브유를 다수 섭취한다고 해서 노화를 막거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몬즙이 신진대사를 활성화한다거나 노폐물을 해독 또는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광고 문구 역시 전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일부 업체는 '위O비', '마운OO'처럼 비만치료제 이름 일부를 가리거나 'GLP-1'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일반식품을 의약품처럼 인식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특정 식품이 GLP-1 분비를 일시 촉진한다는 건 소규모 인체 실험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정도가 매우 작고 일시적"이라며 "해당 일반식품들이 위고비처럼 식욕을 억제한다는 건 과장 광고에 속한다"고 했다.

23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약처 직원이 체중 감량과 저속노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부당 광고해 적발된 이른바 ‘올레샷’ 등 다이어트 관련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2026.7.23 ⓒ 뉴스1 박지혜 기자

아울러 일부 업체들은 유명 연예인이나 약사가 제품을 추천하는 영상을 사용하거나 AI로 생성한 가상 인물, 지방 조직 이미지 등을 활용해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했다.

또한 이같은 광고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반복적으로 노출한 뒤 자사 온라인몰로 연결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숏폼 영상에서는 '단기간 급속 감량', '먹어도 살찌지 않는 체질' 등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판매 페이지에서는 관련 문구를 삭제하거나 수위를 낮춘 사례도 확인됐다.

백 단장은 "그동안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네이버, 쿠팡 등 주요 사이트 위주로만 모니터링을 해왔는데, 그러다보니 업체들이 단속을 회피하는 방식도 진화했다"며 "이번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SNS를 위주로 조사를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업체들은 해당 제품들을 매입가보다 최소 1.8배에서 최대 27.5배 높게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의 경우 매입가가 2178원인 제품을 6만원에 판매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에게 '먹는 위고비', '식욕억제제', '지방배출제', '단기간 체중감량' 등 의약품 수준의 효능·효과를 내세우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업체명과 제품명을 식약처 홈페이지에 실명 그대로 게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거나 고발하는 등의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