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 치료 전 '이것'만으로 항암제 반응, 예후 알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 리툭시맙 내성 원인 규명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표적 항암제 '리툭시맙'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새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예측할 수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제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김석진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이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혈액암 국제 학술지 '블루드 캔서 저널'(Blood Cancer Journal)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암으로 변해 생기는 혈액암이다.
그중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은 B림프구에서 기원하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진행이 빠른 공격성 암이지만 적절한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리툭시맙'이라는 표적 항암제가 흔히 사용된다.
리툭시맙 성분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한국로슈의 '맙테라주'와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주' 등이 있다.
리툭시맙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CD20'이라는 표식을 알아보고 달라붙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이끄는 유도미사일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40~50%에서는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이 발생해 그 이유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표적인 CD20이 사라지는 것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그것만으로는 내성 발생에 대해 다 설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종양세포에서 분비되는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가 리툭시맙을 먼저 결합해 항체가 실제 종양세포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항원 미끼'(antigen decoy)로 작용한다는 새로운 내성 기전을 밝혀냈다.
진짜 표적 대신 가짜 표적에 유인되면서, 항암제가 암세포에 닿기도 전에 소진되는 셈이다.
실제로 4차원 광학현미경 관찰에서도 리툭시맙이 암세포 표면 대신 세포외소포체에 달라붙어, 암세포에는 항체가 덜 결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새롭게 진단받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의 혈청을 분석해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를 정량화했다.
아울러 학습 코호트와 독립 검증 코호트에서 치료 전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 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질병특이생존율과 전체생존율이 유의하게 낮음을 확인했다.
이런 예후 예측 능력은 국제예후지수(IPI)를 보정한 후에도 독립적으로 유지됐다.
세포실험에서도 종양 유래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가 림프종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리툭시맙의 항암 효과와 면역세포 매개 세포독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혈액 속 세포외소포체가 치료 항체와 결합해 종양 세포에 대한 항종양 효과를 떨어뜨리는 새로운 내성 기전을 제시한 연구"라며 "치료 전 혈액검사만으로 리툭시맙 반응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고, 향후 항체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과 정밀의료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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