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이전 후에도 부지 쓰고 싶다"…'이 병원' 8340평 어찌 되나

국립중앙의료원 을지로 부지 의학전문대학원 등으로 거론
이 대통령, 업무보고 듣곤 돈 문제 언급…논의 과정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응급의료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 이 대통령,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0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신축이전을 진행 중인 국립중앙의료원이 기존 을지로 부지 역시 공공의료 복합단지와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에 활용하고 싶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부지 확보를 희망하고 있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의 제안에 힘을 실어줬지만, 공공기관 이전·설립에 대한 원칙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현실화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정은경 "국립의전원, 수련병원과 의과대학 근접해야…꼭 해달라" 요청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축이전과 더불어 기존 병원 부지를 공공의료 복합단지와 국립의전원 기반 시설로 운영하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으며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이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복지부와 의료원은 기존 병원 인근의 서울 중구 방산동 19번지(과거 미 공병단 부지) 일대에서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 목표로 신축이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총 776병상과 의료원 산하 국가정책센터도 입주하는 형태의 새 병원 건립에 1조 778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업무보고 당시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의료기관을 철거한 뒤 다시 짓고 있는지 묻자, 서 원장은 "인근 방산동 부지 신축이전을 준비 중이며 실시설계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옛날 부지를 뭐 어떻게 해 달란 얘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라고 했으며, 서 원장은 "신축이전하고 난 뒤의 을지로 부지 활용에 대해선 (계획이) 현재까지 나온 게 없다. 제 바람은 이곳을 공공의료의 클러스터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위치.(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정 장관 역시 "국립의전원의 수련병원이 국립중앙의료원이 될 텐데 의료원 옆에 국립의전원 설립 부지를 확보하고자 한다. 희망하고 있다"며 "수련병원과 의과대학이 근접해야 해, 이 부분은 꼭 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희망하고 있는데, 워낙 그게 돈이 많이 든다. (청와대) 정책실장 고민, 사안일 것 같다"며 말을 흐렸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 관련돼 있다. 그건 복지부 희망 사항"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67년간 같은 자리에서 국민 돌봤는데 매각?…사회적 합의 필요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취지 아래에 일명 '국립의전원법'(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데 이어 2029년 개교, 2030년 교육과정 개시를 목표로 4년제 대학원대학 형태의 국립의전원 설립 또한 추진하고 있다.

국립의전원은 학비 등 지원, 공공의료 특화 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양성된 의사인력은 면허를 취득한 뒤 공공의료기관에서 15년 동안 복무해야 한다. 다만 학교 소재지 선정과 기반 시설 등에 대해선 별도의 '설립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응급의료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 대통령,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9 ⓒ 뉴스1 이재명 기자

국립중앙의료원·국립암센터 등 국가 공공의료기관이 국립의전원의 수련병원이라는 법적 근거에 따라 복지부는 서울과 전북 남원 서남대 의대 터에 '이원화 캠퍼스'를 건립할 생각이었다. 이를 대통령 업무보고 때 처음 공론화했으며 설립준비위 등 각계의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신축이전에 따라 남게 되는 을지로 부지(서울 중구 을지로6가 18-79번지)는 2만 7573㎡(8340평) 규모며 연면적의 경우 4만 9090㎡(1만 4850평)에 달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1958년 스칸디나비아(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3국 지원 등으로 건립돼 67년간 같은 자리에서 국민 건강을 돌봤다.

2003년 처음 시작된 신축이전 사업은 △19년간 논의 끝에 서울 서초구 원지동 이전 백지화 결정 △코로나19 유행시기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공병단 부지 확보·선정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7000억 원 기부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당초 기존 부지는 신축이전에 관한 재원 확보를 위해 국민건강증진기금에 출연하도록 하고 기금에 출연된 재산을 신축이전 운영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공의료 복합단지는 이보다 진일보된 제안으로, 관계부처는 물론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을 지낸 바 있는 나백주 을지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뉴스1에 "을지로 부지 내 스칸디나비아 기념관은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유산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근대 공공의료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나 교수는 "매각하더라도, 매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용적률을 올려주지 않으면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지방에 교육 시설을 건립하되 서울은 임상수련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신축이전 외에 기존 부지를 여유 있게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진단했다.

나 교수는 또 "공간 활용의 여지는 굉장히 크다"면서 "전국의 공공의료 인력에 교육을 제공하는 등 정부의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 확충 기조까지 감안했을 때 매각으로 얻어낼 성과보다, 공공의료 복합단지로 육성하는 방안이 어떨지 제안해 보고 싶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