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담뱃값 인상 논의 적기…"국민 소통 강화해 지지 얻을 때"
금연학회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효과적인 담배규제 촉구"
복지장관 "추진하고 있진 않으나 필요성 인정…의견 듣겠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방침이지만 가격 정책 등 금연을 유도할 다양한 제도가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행 4500원인 담뱃값을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대한금연학회는 최근 학회지에 담뱃값과 담뱃세 정책을 집중 조명한 연구 4편을 게재했다. 연구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8개국과의 비교 분석, 흡연행태 변화, 금연과 재흡연 전이, 국민 수용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담뱃값과 담뱃세의 정책 효과를 살펴봤다.
우선 한국을 포함한 OECD 8개국 비교 연구 결과 담배의 실제 구매부담이 높을수록 흡연율은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국내 흡연자 대상 연구에서도 담뱃값을 올리니 금연 증가와 재흡연 억제, 흡연 강도 약화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들은 담뱃값 자체보다 실제 구매 부담 변화에 주목했다.
OECD 38개국 평균 담뱃값은 약 9869원(2023년 기준)이다. 한국은 4500원으로 그 절반도 안 된다. 한국은 국민 건강 증진 등을 위해 2015년 담배 개별소비세를 신설하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높여 담뱃값을 2000원 인상했다. 하지만 이후 가격 변동은 없었다.
특히 담뱃값에는 물가상승률도 반응되지 않아, 실질적인 담뱃값은 내려간 셈이다. 그사이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폭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14조 95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2020년 이후 4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담뱃값 동결에 따라 지난해 담배에서 거둬들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약 3조 3000억 원에 그친다. 흡연으로 인한 의료비 직접 지출액 약 5조 원과 매년 수조 원 규모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학회 연구진은 일회성 가격 인상만으로 정책 효과를 지속하기 어렵다면서 물가 상승과 소득 증가에 실제 구매 부담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세율 조정 체계를 검토할 때라고 제언했다.
강희원 대진대 보건경영학과 교수는 "담뱃세 인상은 흡연율 감소를 위한 가장 강력하고 비용 효과적인 담배규제정책 중 하나"라며 "이제는 담뱃세 인상을 다시 논의할 때다. 높은 가격을 향한 논의일 뿐 아니라 공정하고 지속가능하며 효과적인 담배규제정책 논의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2024년 학회지에 수록된 보고서에 따르면 담뱃값을 8000원으로 올리면 2030년 남성 흡연율은 29.2%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당 연구팀은 이때 "담뱃값 인상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대중의 지지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진행한 대국민 조사 결과, 응답자 63%가 담뱃세 인상에 찬성했다. 응답자의 79%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담뱃값 인상을 꼽았고, 66%는 담뱃세 인상이 흡연율 하락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 역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으로 담뱃값을 OECD 평균 수준인 9869원까지 올리겠다고 언급했으나,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우리나라가 OECD에 비해 담뱃값이 낮은 것도 사실이고 담뱃값 인상된 지 시간이 지난 것도 사실"이라며 "(인상 논의 등의)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담뱃값이 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고, 함부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현재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 않지만, 필요성은 있다. 신중하게 의견을 모아보고 사회 공론화 과정 등으로 의견 수렴을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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