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비정상·가짜진료 퇴출 시급"…자율징계권 요구도

李대통령 시정 지시, 복지부 "무관용 엄정 대응" 수사의뢰
"국민 신뢰 의료계 스스로 지켜내겠다…제도 개선" 제언도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와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페이백'(진료비 환급) 등 일부 병의원의 비정상·가짜진료 의혹에 대한 무관용,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비정상·가짜진료를 일삼는 이들을 하루속히 현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면서도 선량한 병의원까지 매도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의료계 일각에선 국민 신뢰를 스스로 지켜내겠다며 자정 의지와 자율징계권 확보를 강조했다. 정부도 의료계의 자율정화 기능 강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국민 의료 이용에도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암 환자 대상 진료비 페이백 등 의료법상 금지된 환자 유인·알선을 한 게 의심되는 병원 대상 행정조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고 7일 밝혔다.

복지부는 환자 유인·알선이 의심되는 병원 2곳, 요양병원 3곳, 한방병원 1곳을 지난 1일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페이백이란 병의원이 환자에게 진료비 일부를 사후 반환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다. 의료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일부 병원은 복지부에 휴·폐업을 신고하는 등 정상적인 조사를 어렵게 하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조사 결과와 그 과정에서 확인된 정황 등을 토대로 6곳을 모두 수사 의뢰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지난달 15일 "명백히 불법인듯한데, 아직도 이런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복지부에 시정 조치를 주문했고, 복지부는 즉각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을 가동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30 ⓒ 뉴스1 이재명 기자

비정상·가짜진료 의심 병의원이 수사 의뢰된 뒤 대한요양병원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한방병원협회 등 단체들은 정부의 엄정 대응 방침을 환영하면서 "협회도 강력히 자정해 나가겠다. 불법을 일삼는 병원은 완전히 퇴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대다수 선량한 병원까지 매도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 묵묵히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정상적인 병원은 구분돼야 한다며, 불필요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 나아가, 일부 의료계 단체는 의사의 전문 직업성이 존중받고 일부 비윤리 진료행위에 대한 조사권과 징계권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징계권' 부여를 제안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관련된 '한국형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6년부터 복지부 주도로 전문가평가단이 꾸려져 비윤리적인 의료인을 적발하고 있지만, 직접적 권한 없이 윤리위원회 회부와 복지부 행정처분 의뢰 등을 심의하고 있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정부와 국회가 의료계 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전날(6일) 성명서를 통해 "극히 일부의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는 의료계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만큼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전문직의 책임 있는 자율규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자율징계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전문직의 자율규제는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약속이며, 이는 의료인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며 "정부와 국회도 의료계의 책임성과 자정 의지를 신뢰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한 관계자는 "의료계의 자정 의지를 잘 알고 있으며, 큰 틀의 추진 방향에 동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협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우선 조사 업무와 비정상적 의료행위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의료계와 적절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