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매연 노출된 아이, 소아암 발병 위험 최대 68%↑
국립암센터 등 '한·미 소아·청소년암 컨소시엄' 연구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자동차 배기가스, 도로 먼지 등 차량 통행에 따른 교통 관련 대기오염에 자주 노출되면 백혈병 등 소아암 발병 위험이 최대 68%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린이 등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보건 정책과 대기오염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국립암센터는 김병미 암예방사업부 박사를 포함한 이화여대 의과대학의 하은희(연구책임자)·유은선·수라비 샤(Surabhi Shah) 교수와 오종민 박사 그리고 미국 미네소타 대학·보스턴칼리지 등이 함께 설립한 '한·미 소아·청소년암 컨소시엄'이 이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1990~2024년 이뤄진 관련 연구 1632편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25개 연구를 선정해 체계적인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대상은 교통 관련 대기오염 주요 물질인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NO2), 벤젠(Benzene) 노출과 소아암 발생 간의 연관성이었다.
교통 관련 대기오염(TRAP·Traffic-Related Air Pollution)이란 자동차 배기가스, 타이어 및 브레이크 마모, 도로 비산먼지 등 차량 통행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을 말한다. 초미세먼지(PM₂.₅), 이산화질소(NO₂), 벤젠 등이 대표적인 오염물질이다.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매우 작은 입자상 물질로, 호흡기를 거쳐 폐 깊숙이 침투하거나 혈액으로 이동할 수 있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벤젠(Benzene)은 석유화학제품 제조와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포함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Group 1)로 분류한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다.
연구 결과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증가할수록 소아암 발병 위험도가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 위험은 29%, 소아 안구암의 일종인 망막모세포종 위험은 68% 증가했다.
또 벤젠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전체 소아 백혈병 위험은 12%,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진은 출생 전후의 노출 시기를 구분해 비교 분석한 결과, 임신 중일 때보다 출생 후 영유아기에 교통 관련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게 소아 백혈병 위험 증가와 더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경향을 확인했다.
소아암은 성인암과 달리 흡연, 음주, 식습관 등 후천적인 생활 습관보다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유해 물질 노출 간의 상호작용이 발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에 유입됐을 때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궁극적으로 어린아이들의 DNA 세포 손상을 일으켜 암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0여년간 축적된 전 세계 연구 데이터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교통 관련 대기오염과 소아암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대표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신체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나 임산부는 성인보다 오염물질 흡수율이 높고 취약하다. 이를 두고 김병미 박사는 "미래 세대인 어린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기오염 물질을 더욱 적극적으로 저감하는 정책적 노력과 후속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가암관리사업 연구개발사업(암생존자 돌봄 및 암 예방 저감 기술 개발)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환경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멘탈 리서치'(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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