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근무시간' 줄었지만 '우울·자살' 생각 늘었다

주당 근무 77.7→70.5시간…우울감 31%·자살 생각 23%로 상승
외과계·비수도권 부담 여전…"근무시간 단축만으로 해결 안 돼"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전공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최근 4년간 7시간가량 줄었지만 우울감과 자살 생각 경험률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 단축에도 교육과 수련 환경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협의회 산하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이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6 전공의 수련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공의 주당 평균 실제 근무시간은 2022년 77.7시간에서 지난해 75.4시간, 올해 70.5시간으로 감소했다.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52%에서 2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정신건강 지표는 악화했다. 2주 이상 우울감이나 절망감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24%에서 31%로 증가했고,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7%에서 23%로 늘었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42%에서 28%로 지속 감소했다.

연구원은 근무시간 감소가 곧바로 업무 강도 완화나 정신건강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응답자의 44.8%는 병원 전산에 기록되는 근무시간이 실제보다 적게 기록된다고 답해 기록과 실제 근무시간 사이의 괴리도 확인됐다.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대한전공의협의회 제공)

교육환경도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의가 진료에서 벗어나 교육에만 집중하는 보호수련시간은 평균 4.1시간에 그쳤고, 절반이 넘는 55.7%는 주당 2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지도전문의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응답도 53.1%에 달했다.

분야별 편차도 컸다. 외과계는 주 80시간 초과 근무 경험률이 42%로 가장 높았고 자살 생각 경험률과 폭언 경험률도 다른 계열보다 높았다.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주 80시간 초과 근무 경험률이 35.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분쟁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의료분쟁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76%, 의료분쟁을 우려해 방어진료를 한다는 응답은 78%, 의료분쟁이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75%에 달했다.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은 "이번 분석은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외형적 개선의 이면에는 전공의의 정신건강 악화와 교육의 공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보호수련시간 법제화, 지도전문의 제도의 실질화, 대체인력 체계 구축, 전공의 정신건강 지원 등 수련의 질과 전공의의 건강을 함께 보장하는 정책 논의에 본 보고서가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대한의사협회 산하 단체였으나 독립된 단체로 활동하기 위해 지난 3월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사단법인 설립 및 젊은의사정책연구원 설립 안건을 의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