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실 한계 도달…의사 대 끊겼다, 대통령 도움 절실"

대한신생아학회 호소문 "이제 우리 사회가 응답할 때"

24일 한 대학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근 전북대병원에서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홀로 지켜온 교수가 과중한 업무로 사직을 결정한 일이 알려진 데 대해 대한신생아학회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전국의 신생아중환자실이 마지막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회는 3일 '대통령과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어렵게 태어나서 아픈 신생아가 갈 곳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아이를 낳으라고 권장하면서 정작 태어난 아기를 치료할 병원은 없는 역설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학회는 "특히 비수도권의 상황은 재난에 가깝다. 신생아 분과전문의 한두 명이 24시간 365일 해당 지역의 고위험 신생아를 홀로 감당하는 곳이 수두룩하다"며 "최근 전북대병원의 운영 중단 위기는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 붕괴를 알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하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충원율이 13.4%에 불과할 정도로 지원 기피가 굳어지면서 신생아중환자실의 미래를 책임질 신생아 분과전문의의 신규 공급 라인이 완전히 끊겼다"고 토로했다.

특히 "후속 세대의 대가 끊기다 보니 현장은 급속히 고령화되고, 남은 교수가 진료와 당직을 홀로 떠안으며 버티고 있다"며 "잠시 버티면 지나갈 일이 아니라, 의료의 연속성 자체가 무너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회는 "의사가 없어 지방의 여러 중소 신생아중환자실이 문을 닫았고, 이제는 수도권 중소병원들마저 인력난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밤샘 당직을 서며 버티고 있는 지방 거점 신생아중환자실들도 언제 같은 위기에 직면할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이 위기는 이미 한 부처의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숨통을 당장 틔울 수 있는 긴급 응급조치를 단행해 달라"며 "청춘을 바쳐 이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생아 의료의 대를 이을 후속세대 육성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수립해달라"고 호소했다.

학회는 또 "갓 태어난 아이의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에서 저출생 극복은 공허한 구호일 뿐"이라며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출발점에, 이제는 우리 사회가 책임 있게 응답해 주시기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홀로 책임지던 김진규 교수가 과중한 업무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달부터 사직한다는 사실이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학회 주최 '2026 분만 인프라 정책 포럼' 등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주 90시간 근무에 50시간 가까운 연속 근무를 반복하는 일상을 토로했다고 전해진다. 전북 유일의 권역모자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운영이 중단되면 다태아와 고위험 산모는 타지로 원정 분만을 떠나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