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땐 최대 9000억…45%가 '고당제품'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분석…부과 기준 따라 연평균 4274억~9322억원
100㎖당 당 10g 이상 제품 중량 기준 44.9%…물가 영향 0.032% 추정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제품.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가당음료에 설탕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연평균 최대 9000억 원대 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내 생산·수입 가당음료 가운데 당 함량이 높은 제품 비중은 중량 기준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2025년 국내 생산·수입 가당음료를 대상으로 설탕부담금을 추계한 결과 부과 기준에 따라 연평균 부담금은 4274억 원에서 9322억 원으로 산출됐다.

부과 기준별로 보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방식의 가격 기준을 적용할 경우 연평균 부담금은 9322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건강문화사업단의 윤영호 서울대 교수의 함량 기준안은 9090억 원으로 추정됐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을 기준으로 하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안은 연평균 6789억 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4274억 원으로 각각 산출됐다.

부담률도 기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021~2025년 평균 부담률은 WHO 가격 기준 27.3%, 윤 교수 함량 기준 26.5%, 김 의원안 19.8%, 이 의원안 12.5%였다. 부담률은 부가가치세 부과 전 총판매액 대비 부담금 비율을 뜻한다.

고당 제품 비중도 높았다. 2021~2025년 표본을 합산해 분석한 결과 부담금 가중 부과 대상으로 볼 수 있는 100㎖당 당 함량 10g 이상 가당음료 비중은 금액 기준 37.9%, 중량 기준 44.9%였다. 부담금 면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100㎖당 당 함량 4g 이하 제품 비중은 금액 기준 6.8%, 중량 기준 11.9%에 그쳤다.

현재 논의되는 설탕부담금은 당 함량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윤 교수 함량 기준안은 100㎖당 당 함량 5g 미만은 면제하고 5g 이상 10g 미만은 리터당 250원, 10g 이상은 리터당 500원을 부과하는 구조다. 김 의원안은 5g 미만 면제, 5g 이상 8g 미만 리터당 225원, 8g 이상 리터당 300원을 부과하고 이 의원안은 당 함량에 따라 리터당 10원부터 280원까지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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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계에는 한계도 있다. 사업단은 가격과 소비자 소득정보 등 자료 한계로 수요함수를 추정하기 어려워 가격탄력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부담금 부과 이후 소비자가 가당음료 소비를 얼마나 줄일지, 제조사가 부담을 어느 정도 흡수할지 등은 추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추계에 참여한 송승주 수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외 사례와 국회 발의안, 전문가 제안 기준을 국내 가당음료 시장에 적용했을 때 실제 부담금 규모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를 환산한 것"이라며 "어느 수준의 부담금이 적정한지는 별도의 경제 구조모형을 통한 추가 분석과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건강 문제가 건강보험 체계를 통해 사회 전체의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학적으로는 과잉 소비에 따른 외부효과를 내부화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가당음료와 관련성이 높은 청량음료의 가중치는 1000분의 1.6 수준이다. 부담금 부과로 소비자 가격이 20% 오른다고 가정해도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032%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사업단은 당류음식의 과다 섭취가 비만, 제2형 당뇨, 심혈관질환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경제적 비효율성을 교정하기 위한 부담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한 2021~2025년 가당음료 국내 생산 및 수입액 상위 품목이 활용됐다. 이 가운데 식약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당 함량 확인이 가능한 173개 품목을 표본으로 삼았다. 표본이 전체 가당음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생산 33~36%, 수입품 9~13% 수준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국회에서 열리는 '가당음료에 대한 설탕부담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토론회는 김 의원과 같은 당 정태호 의원, 사업단, 설탕과다사용부담금민간협의체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후원한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