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목 쉬었네"…2주 이상 지속되면 성대폴립 의심해야
과도한 음성 사용으로 성대에 혹, 방치하면 수술
주부나 직장인에게도 흔해…발성 습관 교정 당부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학 강사 A 씨(42)는 반복되는 강의로 인해 목에 피로감과 쉰 목소리를 느꼈다. 감기나 일시적인 피로로 여겨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자 동네 이비인후과 의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성대 점막에 용종이 형성된 '성대폴립(성대혹)' 진단을 받았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대폴립은 과도한 성대 사용으로 점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발생한다. 혈액이 점막 아래에 고여 부종이 형성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돌출된 형태의 폴립으로 발전한다.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갈라지는 증상과 함께 기침이 유발되며 심하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고 호흡에도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또 장시간 목소리를 내면 '음성 피로'가 쉽게 나타나며 목 이물감, 소리를 낼 때 통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은 병리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으나, 질환 발생 기전에 차이점이 있다. 쉽게 생각하면 성대결절은 성대의 반복적인 마찰로 양측 성대가 맞닿는 부분에 굳은살처럼 생기는 것이다.
반면 성대폴립은 고함이나 고음 등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성대에 무리가 가해져 성대 점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발생한다. 따라서 성대폴립은 목소리 사용량이 많지 않아도 갑자기 고함을 지르거나 심한 기침 뒤 종종 생길 수 있다.
성대폴립 환자 수는 성별로 큰 차이가 없으며 일반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성대결절보다는 적은 편이다. 1년 단위로 진료받는 국내 환자는 매년 약 2만~3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로 40대~50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다.
임영창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성대결절은 양측 성대의 같은 위치에 동시에 생기는 게 일반적이고, 성대폴립은 주로 성대 한쪽에 먼저 발생한다"며 "최근 연구를 보면 성대폴립에 취약한 직군은 가수가 아니었다. 의외로 가정주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백승국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폴립은 목소리 사용이 많은 직업군뿐 아니라 주부나 회사원 등에도 흔히 발생한다"며 "습관이 교정되지 않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음성 치료와 함께 발성 습관을 전반적으로 교정하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성대폴립의 치료는 병변 크기와 위치, 증상 지속 기간, 환자의 음성 사용 정도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초기에는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치료와 음성 휴식을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병변의 크기가 크면 후두 미세수술을 고려한다.
후두 미세수술은 전신마취 아래에 입안을 통해 후두경을 삽입해 성대를 관찰한 뒤 수술용 현미경으로 병변을 확대해 보며 레이저를 이용해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대부분 30분 이내로 짧은 편이며 환자 상태에 따라 단기간 입원 후 퇴원할 수 있다.
수술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고 성대 점막이 부드러워지기까지는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때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 따라서 수술 직후 약 1주일 정도는 말을 최소화하는 게 권장되며 술, 담배, 카페인 등 성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은 피하는 게 좋다.
성대폴립 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목이 쉬었을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반면, 흡연과 음주는 성대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속삭이는 것 역시 성대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이용하는 것이라 지양해야 한다.
임 교수는 "성대폴립 등 성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한편, 운동경기를 하거나 관람할 때 소리를 지르거나 목을 가다듬는 헛기침을 줄여야 한다. 성대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백 교수는 "쉰 목소리를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넘기지 않고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음성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작은 음성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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