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진료실' 병원선, 제도적 한계 상당…기름값마저 부담
국회입법조사처 "법, 제도 공백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법적 지위 정립, 면세유 적용, 주민 보호 제도 개선 제언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환자 진료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병원선에 제도적 한계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공서비스 제공 목적임에도 면세유 적용 대상에서 빠져 유류비 부담도 큰 실정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내용의 '섬 주민을 찾아가는 병원선(Hosptial Ship), 법·제도 공백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처는 경남 병원선 현장 방문과 관계기관 간담회, 토론회 등을 진행한 뒤 입법·정책 제안을 도출했다.
현재 경남·전남·인천·충남 4개 지방자치단체는 총 5척의 병원선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480개의 유인섬에 약 81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보건의료시설을 보유한 섬은 192개에 불과하다.
병원선은 의료취약지 주민의 접근성을 보완하고 지역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 관련 상위법상 명확한 법적 지위를 갖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우선 조사처는 병원선이 '지역보건법상' 지역 보건의료기관에도, '의료법상' 의료기관에도 해당하지 않아 다양한 제도적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선은 의료취약지 비대면진료 확대와 원격협진 활성화, 지역 보건 의료정보시스템(PHIS) 활용 등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선박안전법상 병원선 이용 주민의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아 안전관리와 보상 체계 적용 과정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병원선 운영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특히 병원선 운영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도 주요 문제로 지목됐다.
병원선 운영비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0% 수준에 이르지만, 병원선은 현재 면세유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최근 병원선의 대형화와 유가 상승으로 운영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나,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처는 병원선의 법적 지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역보건법을 개정해 병원선을 지역 보건의료기관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기관으로 지정해 건강보험 급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병원선 이용 주민의 안전 보호와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선박안전법상 임시승선자의 범위에 병원선 이용 주민을 포함하고, 병원선 운영 지침을 마련하며 정보시스템 연계를 지원해 보다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병원선의 면세유 적용 여부를 검토하자는 논의도 이어졌다. 의료취약지 주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공적 기능을 고려한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런 법률 개정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 개정 이전 단기적 지원방안이 뒤따라야 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유가 상승과 병원선 운영비 증가로 지자체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데에 대한 국비 지원 등 실질적 지원방안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사처는 강조했다.
일부 국가는 병원선을 재난·재해와 국가 위기 상황 대응에도 활용하는 만큼 향후 변화하는 환경과 지역의료 수요를 고려해 병원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국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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