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자도 자도 피곤하다면…치매 위험까지 높이는 '이것'

수면무호흡증,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숨 멈추는 상태 반복
코골이·피로감·우울감 등 증상…수면다원검사로 정확진단·치료해야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야근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밤새 잠을 잤는데도 피로가 가시지 않고 낮 동안 졸음이 쏟아진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 중 숨쉬기 어려운 상태 반복…심혈관질환, 치매 위험↑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감소하는 질환이다. 특히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상태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코골이다. 다만 단순 코골이와 달리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잠을 자는 동안 숨이 멈추거나 갑자기 헐떡이며 호흡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는 동안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않으며, 낮에는 심한 졸림과 피로감, 집중력 저하를 겪기도 한다. 심한 경우 사고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단순히 잠을 못 자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면 중 반복되는 저산소 상태는 몸에 큰 부담을 준다.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 중 각성으로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돼 이러한 질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뇨병과 지방간, 성기능 장애 등과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는 고혈압이 동반된다는 보고도 있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신철 고려대 의대 인간유전체연구소 교수·로버트 토마스(Robert Thomas) 하버드의대 베스 이스라엘병원 수면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뇌의 노폐물 배출 기능을 저하함으로써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고 치매 위험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남성·폐경 이후 여성 특히 '주의'…음주는 증상 악화 주범

수면무호흡증은 체형과 신체 구조, 생활습관, 질환, 성별·연령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비만한 사람에게서 발견되기 쉽다. 체중이 늘면 목 주변 지방 조직이 증가해 기도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목둘레가 굵거나 턱이 작고 뒤로 들어간 경우, 편도가 큰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커진다.

술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음주 후에는 기도 주변 근육에 힘이 빠지며 좁아져 코골이와 무호흡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수면제나 진정제 역시 기도 근육 긴장을 떨어뜨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남성, 폐경 이후 여성, 고령층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뇌파, 심전도, 혈중 산소포화도, 호흡 상태, 코골이 빈도 등을 측정하는 검사다. 무호흡 발생 여부뿐 아니라 질환의 중증도와 적절한 치료 방향까지 평가할 수 있다.

진단 후 적절한 치료·관리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먼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잠을 잘 때는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보다 옆으로 누워서 자거나 머리를 약간 높게 해주는 자세가 도움 된다.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게는 양압기 치료가 표준 치료로 권고된다. 수면 중 마스크를 착용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공급함으로써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방식이다. 턱을 앞으로 당겨 기도를 넓혀주는 구강 내 장치를 사용할 수도 있으며 편도 비대나 비강 구조 이상 등 해부학적 문제가 확인되면 수술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