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 의료수가 1.65%↑, 1.2조 소요…의협 협상은 결렬

병원 1.2%·치과 2.6%·한의 3%·약국 3.7% 등은 타결돼
의협 "공단, 호소 외면·무책임…일차의료 몰락 방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의원 등에 지급하는 수가(의료서비스 대가)가 내년에 평균 1.65% 오른다. 이에 따라 환자가 내는 진료비와 건강보험료 역시 각각 인상될 수 있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의원 등에 지급하는 수가(의료서비스 대가)가 내년에 평균 1.65% 오른다. 이에 따라 환자가 내는 진료비와 건강보험료 역시 각각 인상될 수 있다.

공단은 30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7개 의약 단체와 2027년도 요양 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을 마친 뒤 재정운영위원회(재정위)에서 이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7개 의약 단체와 모든 협상이 타결됐으나 이번에는 대한의사협회와 '의원' 유형 간 협상이 결렬됐다.

의료 수가는 정부가 건보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로서 개별 행위마다 정해지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한 값이다.

협상 결과 2027년도 평균 인상률은 1.65%(1조 2058억 원)이며 환산지수 인상률은 1.45%, 상대가치 연계는 0.2%다.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결과 주요 내용.(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날 의결된 내년도 평균 환산지수는 1.65%로 올해(1.93%)보다 소폭 낮다. 최근 5년간 인상률은 2022년 2.09%, 2023년 1.98%, 2024년 1.98%, 2025년 1.96%, 2026년 1.93%였다.

유형별로는 병원 1.2%, 요양·정신 1.3%, 치과 2.6%, 한의 3%, 약국 3.7%, 조산원 6%, 보건기관 2.7%로 각각 타결됐다.

이 가운데 병원 유형은 환산지수 인상률 중 0.1%를 필수의료 및 저평가 항목에, 치과와 한의 유형은 환산지수 인상률 중 각각 0.2%, 0.1%를 진찰료 등에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내년에 건강보험 재정은 1조 2058억 원이 추가 필요할 전망이다.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건보료 등도 인상될 수 있다.

공단은 가입자 등으로부터 거둔 건보료로 의료공급자에 수가를 지급하니, 수가 협상 결과는 건보료 인상 수위에 영향을 준다.

공단의 수가협상단장인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가입자‧공급자 간 수가 인상률에 대한 격차가 커 합의가 쉽지 않았다며, 의원 유형과의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김 이사는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신뢰와 존중, 소통과 배려의 마음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건보 재정 적자가 우려되는 가운데 의료 인프라 유지, 가입자 부담 능력, 수가 인상에 따른 보험료 영향 등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수가 가격대가 설정됐다.

또 가입자 중심의 재정소위원회와 공급자 단체가 함께 하는 소통 간담회를 개최해 서로의 입장과 고충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됐다.

재정위는 협상이 결렬된 의원 유형에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한편, 최종 제시됐던 인상률(1.6%)을 초과하지 않기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권고했다.

아울러 의원 환산지수 인상분 중 상당한 재정을 필수의료 및 저평가 행위 항목의 상대가치점수 조정에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 비급여 관리 법률적 근거 마련과 관련된 국정과제를 조속히 이행해달라는 내용을 부대의견으로 제언했다.

이날 재정위에서 심의·의결한 수가 협상 결과는 오는 6월 건정심에서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김 이사는 "제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 정부,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제도 발전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인 수가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결렬된 의원 유형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30일까지 건정심에서 의결하고 그에 따라 연말까지 2027년도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의 내역을 복지부 장관이 고시할 예정이다.

한편, 의협은 이날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은 벼랑 끝에 내몰린 일차의료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처사이자 보건의료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단은 의료계의 합리적인 근거자료와 절박한 호소를 철저히 묵살한 채 일방적인 불통 협상으로 일관하며, 필수의료의 회복이 아닌 의료를 포기하는 선택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정부가 일차의료를 살리려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즉시 합리적인 수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