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종욱 "많은 이에 최고의 건강을"…李대통령 "뜻 이어받겠다"

李대통령 "신념 오래도록 기억…국제사회 연대 강화" 메시지
韓 최초 국제기구 수장…서거 20주기 WHO서 6개국 공동 추모

고(故) 이종욱 박사(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20주기를 추모하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홈페이지.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국인 최초의 국제기구 수장이자 제6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었던 고(故) 이종욱 박사 20주기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물론 각국 보건부 장관, 글로벌 보건기구 대표 등이 전 세계 보건 형평성에 힘쓴 그에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박사의 20주기 추모식이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20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개최됐다. 이번 추모식은 복지부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주관하고 한국·중국·에티오피아·라오스·스리랑카·탄자니아 6개국 보건부가 공동 주최했다.

'이종욱 박사의 유산을 기리며: 20년간의 글로벌 보건 형평성 증진'을 주제로 한 이번 추모식은 고인이 평생 헌신한 세계 보건 형평성의 가치를 21세기 보건 외교의 핵심 의제로 재조명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박사는 경기 의왕시 성 라자로 마을 한센병 환자를 돌보기 시작해 지난 2003년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에 올라 WHO 사무총장 재임 시절 소아마비·결핵·에이즈 등 인류가 직면한 치명적 질병에 맞서 국제사회의 대응을 이끌었다.

특히 소아마비 퇴치 글로벌 캠페인 대응을 통해 백신 보급 확대와 국제 협력 체계 강화를 주도하며 전 세계 소아마비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이뤘다. 이는 인류 보건 역사의 새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장 재임 중 보건 분야 최초 세계 협약인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채택을 주도했고, 팬데믹 대응을 위한 제도적 초석을 놓은 2005년 국제보건규칙(IHR)을 개정한 바 있다. 2006년 WHO 총회 준비 중 숨져, WHO장으로 장례식이 치러졌다.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20일) 엑스(X)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가능한 최고의 건강을'이라는 신념과 실천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 대한민국은 박사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세계 보건 증진에 책임 있게 기여해 나가겠다"고 적었다.

이번 추모식의 경우, 복지부의 지원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종욱 전략상황실' 재개소식으로 막을 연 뒤 고인의 23년간 WHO 재직 시절을 담은 사진전을 관람한 뒤 집행이사회 회의실로 옮겨 주요 참석자들의 추모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종욱 전략상황실은 이 박사가 설치한 WHO 전략보건운영센터(JW LEE SHOC)을 현대화하며 명칭을 변경했다. 이 박사가 WHO의 감염병 감시·대응 능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을 기리기 위해 재개소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영상 추모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 공정개발원조 비전인 '전략적이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K-ODA'를 소개하며 "가장 소외된 곳에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닿도록 하는 게 이 박사께서 강조한 보건 형평성을 인공지능(AI) 시대에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 외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Dr. 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과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국 보건부 장관, 글로벌 보건기구 대표와 고인의 부인인 레이코 여사(Ms. Reiko Kaburaki Lee) 등이 고인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한편, 고인의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복지부는 2007년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출범해 현재까지 36개국에서 누적 1800명 이상의 보건 전문가를 양성했다. 2009년 WHO 이종욱 기념 공공보건상을 신설해 올해 제18회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기념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정은경 장관은 "그는 대한민국이 보건 분야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도약하던 시기의 상징적인 인물로, 그의 유산은 곧 우리나라 글로벌 보건 외교의 출발점"이라며 "고인이 평생 달성하고자 한 보건 형평성 실현을 위해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