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제품 수급 회복됐지만 매점매석, 판매가 잡는 일 남았다"
주사기 제조사 생산량, 전년 대비 일평균 17% 증가
생산 독려하며 유통 질서 교란 행위에 초강경 대응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필수 의료제품 수급 불안이 점차 해소되는 모양새다. 다만 주사기 등의 가격이 예년 대비 약 20% 오른 상황이 유지되고 있어 정부는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관계 부처와 보건의약단체의 협력으로 주사기, 수액백, 약포지, 투약병 등 필수 의료제품의 공급 체계가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협력으로 의료제품 생산에 원료를 최우선 공급하고 있는데, 이 조치를 오는 6월에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주사기의 경우 상위 10개 제조사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일평균 16.6% 늘었다. 이달 8일 기준 주사기 재고 4593만 개를 확보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상태로, 추가 생산 물량은 우선 공급 조치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구입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혈액투석 의원 등 제품이 꼭 필요한 의료기관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가동한 '주사기 공급망 핫라인'에서는 10일 의료기관 660곳(지원 횟수 합산)에 42만 개를 우선 공급하기도 했다. 또 가정 내 돌봄이 필요한 희귀질환자를 상대로 한 의료물품 구매 지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의료제품 공급 안정화를 위한 제7차 보건의약단체 간담회를 주재하고 "제품의 수급 불안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현재 안정세에 안주하지 않고 상황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빈틈없는 관리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 차질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나 의료제품 가격이 예년 대비 인상된 추이를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모니터링 결과 제품 가격은 예년 대비 20% 전후로 인상됐다. 이달 초(30%대)보다 인상 폭은 줄었지만, 수급이 전면 안정화됐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수급 상황은 안정 추세로 전환된 상황"이라면서도 "가격이 20% 전후로 인상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치하겠다. 산업부와의 협업으로 원료를 우선 공급해 생산은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악용해 유통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엄정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주사기 매점매석 사태 등을 두고 "물량을 몰수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발이나 처벌은 소용이 없다. 시장에 혼란이 오거나 물량이 묶이게 되더라도 그냥 몰수해 버려야 한다. 주사기 10만 개 정도 몰수한다고 시장이 큰 충격을 받겠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돈 좀 벌어보겠다고 매점매석하다가는 완전히 망하게 된다. 비정상에 기대 부당 이익을 취하려다가는 큰코다친다. 아직도 세상이 변한 걸 모르고 구시대적 사고로 망하는 길을 가는 분들이 있어 미리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정부는 앞으로 매점매석 적발 즉시 전량 몰수하고 대신 처분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시행령 신설이나 관련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현장 점검을 지속해 유통 과정상의 왜곡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이달 초 2차 단속을 벌여 주사기 매점매석금지 고시를 위반한 34개 업체(57건 사례)를 적발해 재적발된 10개 업체에 대해선 고발 조치했다. 한 업체는 보관 기준(150%)을 초과한 물량 12만여개를 1주일 동안 회사 창고에 과다 보관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복지부 역시 주사기 과다 구매로 의심된 의료기관을 현장 점검했다. 보건소는 평시 대비 2~3배 구매한 게 확인된 일부 기관에 대해 주사기 과다 비축 자제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구매 물량 환불 처리 등 자율 조치를 시행한 의료기관도 확인했다.
식약처는 "주사기 유통망 안정화를 위해 재정경제부, 복지부 및 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매점매석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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