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집에서 프로포폴 1병씩"…숨진 간호조무사, 수면 마취제 160개 빼돌렸다

자택서 주사기 발견…매일 프로포폴 1개·미다졸람 반개 불법 투약한 듯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허위 보고한 의사도 적발

동네 내과의원에서 빼돌린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수면 마취제를 집에서 상습 투약한 간호조무사 A씨와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정부에 허위보고한 내과의사 B씨가 적발, 검찰에 송치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동네 내과의원에서 빼돌린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수면 마취제를 집에서 상습 투약한 간호조무사 A씨와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정부에 허위 보고한 내과의사 B씨가 적발, 검찰에 송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서울 광진구 소재 내과의원에서 빼돌린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수면 마취제를 자택에서 상습 투약한 간호조무사 A씨와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허위 보고한 내과의사 B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진정)나 전신마취 유도에 사용되는 정맥주사용 마취제이고 미다졸람은 수술·검사 전 진정제로, 과다 투여했을 때 호흡억제, 혈압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하에서만 사용돼야 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이번 사건은 서울 광진경찰서가 A씨의 사망 사건에 대해 조사하던 중 A씨 집에서 프로포폴, 주사기 등의 투약 정황이 다수 발견된 데에 따라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의료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에 대한 수뢰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의료 의료용 마약류 전담 수사팀은 A씨 집에서 발견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일련번호 추적을 통해 의사 B씨의 내과 의원에 공급됐던 것을 확인 후 유출처를 특정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사망 전인 올 1월 중순까지 약 4개월간 자신이 근무하는 의원에서 내시경 검사에 사용하는 마약류를 실제 사용량보다 더 부풀려 허위 보고한 뒤 프로포폴 98개, 미다졸람 64개 등을 빼돌린 것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특히 A씨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님에도 범행 기간에 집에서 주사기(주사침) 등으로 빼돌린 다량의 마약류를 불법으로 상습 소지·투약하다 사망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밝혀졌다.

발견된 마약류는 프로포폴 96개, 미다졸람 61개 등 범행 기간 중 매일 프로포폴 약 1개, 미다졸람 약 0.5개를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이는 식약처의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식약처 안전사용기준은 전신마취 또는 진정 등 목적에 따른 체중당 투약용량, 간단한 시술 및 진단에 월 1회 초과 투약 금지, 시술·수술 또는 진단과 무관하게 단독으로 투약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A씨 주거지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스테로이드제, 소염진통제, 항생제, 항구토제, 항히스타민제 등 주사제 전문의약품 138개(10개 품목)도 불법으로 빼돌려 보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내과의사 B씨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 마약류가 불법 유출·투약, 허위 보고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나 간호조무사 A씨에 해당 업무를 모두 맡겨 운영하는 등 마약류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

특히 A씨가 의료용 마약류 투약으로 숨진 것을 알게 된 뒤 의원 내 부족한 재고를 맞추기 위해 누락된 마약류 수량을 다른 환자들에게 투약된 것처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게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휘 식약처 조사단장은 이날 서울지방식약청에서 이뤄진 브리핑에서 "식약처는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류취급자와 종사자가 마약류 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시스템에 허위 보고하거나 불법 반출하는 행위를 적극 관리하고 불법 마약류 사용을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마약류 오남용 조치 기준을 벗어나 처방한 의사에게 처방 내역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오남용 예방과 적정 처방 유도가 목적이다. 다만 전문가 검토를 거쳐 처방의 의학적 타당성 없다고 확인되면 식약처는 투약 제한·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이번 사례처럼) 수사로 고의적 유출, 문제를 발견할 수는 있지만 시스템상 고의인지, 정당한 절차인지 실시간으로 관리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해 지속적으로 처방 실태를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