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 등 수면장애, 치매·파킨슨병 위험 32% 높인다…관리 중요

"낮잠·주간 졸림·기상 어려움 등 '낮의 신호'가 더 크게 영향"

김태원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강사, 이필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박유랑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정다은 인공지능융합대학 연구원.(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몽유병 등 수면장애가 있다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장애를 적극 진단받고 관리하는 게 향후 신경퇴행성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전략이 될 전망이다.

이필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와 박유랑 연세대 의대 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등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토대로 수면장애 환자 3만여명과 수면장애가 없는 14만여 명을 최대 30년간 추적 관찰·분석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수면장애가 있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신경퇴행성질환 발생 위험이 32% 높았다. 파킨슨병(1.31배), 알츠하이머치매(1.33배), 혈관성 신경퇴행성질환(1.38배) 등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수면장애 유형별로는 비렘수면에서 뇌가 불완전하게 깨어나면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움직이는 몽유병 같은 비렘수면 사건 수면을 보유했을 때 가장 위험했다. 이들에게 신경퇴행성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3.46배 수준이었다.

통상 잠들었지만 뇌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상태를 렘수면으로, 몸은 움직일 수 있지만 뇌는 잠들어 휴식을 취하는 상태를 비렘수면으로 분류한다.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뉘어 하룻밤에 4~6회의 주기가 반복된다.

비렘수면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는 수면장애가 신경퇴행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데에는 뇌가 제대로 쉬지 못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수면은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핵심 회복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관찰기간 동안 수면장애 그룹(SD group)은 비수면장애 그룹(non-SD group)과 비교해 신경퇴행성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3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세브란스병원 제공)

이 외에도 과수면증(2.79배), 수면무호흡증(1.44배), 하지불안증후군(1.32배), 불면증(1.21배) 순으로 신경퇴행성질환 위험도가 높았다.

수면장애 환자 중에서도 평소 수면 관련 특성에 따라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도에 차이가 있었다. 수면장애 환자 중 낮잠을 자주 자는 군(1.53배), 빈번한 주간 졸음(1.6배), 아침 기상이 어려운 군(1.81배)으로 발생 위험이 컸다.

박 교수는 "수면장애 아형 정보의 예측적 가치를 검증함으로써 예측 모델이 신경퇴행성질환 조기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면장애를 적극 진단, 관리하는 게 향후 신경퇴행성질환 예방 전략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스 앤드 디멘시아'에 게재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