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진? 트러블? 알고보니 손발바닥농포증…오해, 진단공백 여전
생물학적 제제, 산정특례 적용으로 10%만 부담
의심 시 빨리 진단, 치료받으면 일상회복 가능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손바닥과 발바닥에 반복적으로 물집과 농포가 생기고 통증과 가려움이 지속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부 트러블이 아닌 손발바닥농포증(Palmoplantar Pustulosis, PPP)일 수 있다. 다만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거나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손발바닥농포증은 농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탈락하는 과정에서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며 가려움과 통증이 동반되는 피부질환이다. 특히 병변이 손과 발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불편과 사회적 제약이 큰 희귀질환이다.
손을 사용하는 활동 등 기본적인 일상 동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내 손발바닥농포증 환자 379명을 상대로 이뤄진 다기관 분석 연구 결과 환자들의 평균 삶의 질 지수(DLQI)는 12점으로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 저하가 큰 편이며, 일반적으로 10점을 초과할 경우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업무 생산성 수준도 약 38% 감소하고 사회 활동에서 46% 수준의 제약이 발생하는 등 손발바닥농포증이 환자들의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스웨덴 환자 국가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최근 연구 결과에서도 이런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의 82%가 통증 및 불편감을 호소했으며 52%가 불안과 우울을, 보행 제한 등을 경험한 비율도 48%에 달했다. 이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큰 문제 중 하나로 '진단 공백'을 지적한다. 습진이나 한포진, 접촉성 피부염 등과 증상이 유사해 오인되거나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농포가 발생하거나 기존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
현재 손발바닥농포증을 포함한 건선 치료는 질환 중증도에 따라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경증 환자에게서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광선치료 등이 사용되며, 증상이 심하거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는 전신 치료 또는 생물학적 제제 치료가 고려된다.
최근에는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발병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신호 물질인 '인터루킨-23(IL-23)'의 반응이 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루킨-23(IL-23)을 억제하는 기전의 생물학적 제제 '구셀쿠맙'(트렘피어)은 연구를 통해 84주 시점에 손발바닥농포증 영역과 심각도 지수(PPPASI)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보고된 중대한 이상 반응도 보고되지 않아 장기간 치료에 안전성 유지도 확인됐다.
그동안 생물학적 제제는 환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치료법으로 인식됐다. 환자 조사에서도 최신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지만, 대다수 환자가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이로 인한 치료 중단 경험도 확인됐다.
구셀쿠맙은 손발바닥농포증 치료에 쓰일 생물학적 제제 중 올해 기준 건강보험이 유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산정특례 제도에 포함돼 환자들은 치료비의 약 10%만 부담하게 됐다.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질환 관리와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창일 성균관의대 삼성창원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바닥농포증은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라 면역 반응과 관련된 만성 염증성 질환"이라며 "농포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단순 습진으로 생각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이 늦어져 질환이 심각해진 상태에서야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면서 "손발바닥농포증은 기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나 중증 환자로서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산정특례 적용으로 환자들의 치료 부담이 줄어든 만큼 현장에서도 치료 후 농포와 통증이 감소하고 일상생활 기능이 개선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질환이 의심된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일상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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