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실수 잦은 어른…ADHD 진료 환자 4년 새 3배↑
"연령별 증상 달라, 다각적 진단 중요"…4월 5일, ADHD의 날
약물 및 인지·사회성 치료 병행, 증상 개선…약 오남용 주의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어린이들의 문제로 여겨졌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최근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녀의 행동을 걱정해 병원을 방문하는 부모뿐 아니라 스스로 집중력 부족과 실수를 자각하고 "혹시 나도 성인 ADHD가 아닐까" 의심하는 성인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4월 5일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제정한 'ADHD의 날'이다. 국내 모든 소아청소년이 건강하고 푸른 새싹처럼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식목일로 그 날짜가 정해졌다. ADHD는 신경 발달 장애로 단순한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로 치부하고 방치하면 학업, 직장 생활 등 대인관계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0년 약 8만 명이던 ADHD 진료 환자는 2024년 약 25만 명으로 최근 4년 새 3배 이상 급증했다. 홍민하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편견이 낮아졌고, 자신의 어려움을 질환으로 인식해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성격이나 의지 탓으로 돌리며 숨겨왔던 일상 속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질환임을 깨닫고 적극 치료를 받으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ADHD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뇌신경, 유전,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는 명백한 '신경 발달 장애'다. 일차적으로는 집중력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 전전두엽에서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발생한다.
여기에 유전적 연관성과 취학 전 환경 등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성인 ADHD는 이러한 기존 요인들에 더해, 사회 적응 과정에서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 등 정신 사회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ADHD의 증상은 나이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표출된다.
소아기에는 주로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및 충동성'이 두드러진다. 수업 중 멍하게 다른 생각을 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며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성급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인다.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은 점차 감소하지만, 집중의 어려움과 충동성이 주된 문제로 남는다.
시간 관리에 실패해 꾸물거리거나 부주의한 실수를 반복해, 잦은 실직 등 학업과 직장 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감정과 언어적 충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해 대인관계에서 긴장과 마찰을 빚으며, 오랜 기간 쌓인 문제들이 굳어진 성격처럼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뒷받침된다면 일상 속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치료의 최우선 과제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현재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일 검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심층 상담, 진료 현장에서의 행동 관찰, 컴퓨터 주의력 검사 및 지능 검사 등을 종합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우울증, 불안장애 등 ADHD와 공존하기 쉬운 타 질환과의 감별 진단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ADHD는 자극제(메틸페니데이트)나 비자극제(아토목세틴)를 활용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환자의 80%가 호전을 보이긴 하나 약물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아 나이에 따른 병행 치료가 필수적이다. 소아는 부모 교육과 놀이·사회성 치료 등으로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고, 성인은 오랜 기간 누적된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바로잡는 인지행동치료나 코칭을 병행할 수 있다.
홍 교수는 "ADHD를 단순한 '의지 문제'나 '어릴 때만 나타나는 병'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집중하기 어렵고 사회생활에서 매번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일상의 자신감을 되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게 돕는 약'이라고 잘못 알려지는 등 오남용 의심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치료제의 일종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지난해 39만 2000명으로 4년 전 17만 530명의 2.3배 급증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5만 4644명(16.2%)으로 4년 연속 5만 명대를 유지했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틸페니데이트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수입, 판매, 구입, 폐기, 투약 등 모든 단계에서 취급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투약 내역 확인을 권고하는 등 오남용 예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의 오남용 조치 기준은 △3개월 초과 처방·투약 △치료 목적(ADHD 또는 수면발작)을 벗어난 처방·투약 △일일 최대 허가 용량 초과 처방·투약 등이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