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숨 가쁨? 폐가 보내는 마지막 신호"…금연부터 도전
"기침, 가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중환자실서 치료받는다"
COPD, 폐렴, 간질성 폐질환, 폐암 등 주의…생활 습관 중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숨 쉬는 일은 너무 당연해 그 소중함을 잊곤 한다. 그러나 폐는 단순히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관이 아니다.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과 먼지를 걸러내는 역할까지 도맡는다. 한마디로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 장기다.
폐에 이상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숨 가쁨'이다. 여기에 기침이나 가래가 동반된다면 감기로 치부하기보다 호흡기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고령화, 흡연 등의 영향으로 호흡기 질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은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변인이사(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일 뉴스1에 "숨은 참는 게 아니다. 숨 가쁨이 느껴진다면 폐가 보내는 '마지막 구호 신호'일 수 있음을 명심해달라. 원인을 몰라도 응급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 등에 따르면 호흡기 질환은 △기도가 좁아지는 질환 △폐 자체가 굳어지는 질환 △감염성 질환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모두 초기엔 가볍게 시작하지만,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기도가 좁아지는 질환에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있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 반응으로 인해 기관지가 만성적으로 좁아져 기침, 천명음(쌕쌕거리는 숨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이 반복적,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관지가 예민해져 자극받으면 부어오른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흡연, 미세먼지 등 유해 입자 흡입으로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파괴돼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전 세계 사망률 3위에 달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꼽은 '관리해야 할 5대 질환' 중 하나다.
이 교수는 "비교적 흔하면서 간과되기 쉬운 질환이 COPD다. 나이 탓, 체력 저하, 담배로 인한 기관지염 정도로 생각하고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빠지는 질환이라, 심해지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 자체가 굳어지는 질환의 경우, 간질성 폐질환(ILD)이 있다. 폐포를 포함한 주변 '간질'에 염증과 섬유화가 발생해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질환이다. 가래 없는 마른기침과 점진적인 호흡곤란이 특징이다. 고령화와 환경적 요인 때문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교수는 "총 200여 종에 달하는 간질성 폐질환 가운데 폐 섬유화가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다면 체력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검사받아야 한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고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감염성 질환에는 폐렴, 결핵, 기관지염이 있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인해 숨을 쉬는 기관인 '폐실질'에 염증을 일으킨다.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돼 2주 이상의 기침, 가래, 체중 감소를 유발한다.
이 교수는 가장 유의해야 할 호흡기 질환으로 '폐암'을 꼽았다.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 사망률 1위에 달해, 꾸준한 관심과 검진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자여도 장기간 미세먼지나 간접흡연에 노출됐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이 교수는 "폐는 침묵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분명 신호를 보낸다"며 "기침이 2~3주 지속된다면, 숨이 차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온다면,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었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라"고 당부했다.
학회는 여러 호흡기 질환에 대한 진료 지침 등을 통해 건강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최우선 권고 사항은 '금연'이다. 본인 의지만으로 어렵다면 약물 치료까지 병행하라고 당부한다. 금연은 모든 호흡기 질환 예방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그다음은 '조기 검진'이다. 하루 한 갑씩 30년 이상 흡연한 폐암 고위험군은 2년마다 저선량 CT(컴퓨터단층촬영) 검진을 받아야 한다. 올해부턴 만 56세와 66세 전 국민을 상대로 폐 기능 검사가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추가됐다.
이 교수는 "폐기능검사에 따른 COPD의 진단과 치료는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를 크게 줄일 뿐만 아니라 1조 원이 넘는 COPD의 연간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 비용 효과적"이라며 "천식, 간질성 폐질환 등의 진단과 관리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학회는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백신 예방접종도 강조하고 있다. 감염 예방만이 아니라 감염 시 중증·사망 예방까지 포함한 핵심 전략이라는 취지다. 이밖에 2주 이상 기침은 결핵을 포함해 호흡기 질환을 검사해야 할 기준으로 손꼽는다.
이 교수는 "COPD·천식·폐 섬유화 등 만성적인 질환은 악화 1번이 인생을 바꿀 수 있어 평소 관리가 치료의 핵심"이라면서 "숨이 차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폐 근육은 더 약해진다. 유산소 운동과 함께 횡격막을 강화하는 복식 호흡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근력이 곧 호흡력"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반드시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무시해선 안 된다. 반드시 환기팬을 켜고 창문을 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환경에 예민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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