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시행 코앞인데…커지는 '예산증액' 목소리

올해 배정된 정부 예산 914억원…229개 지자체 나눠 써야
"시범사업만도 못해…기금 신설 등 다양한 방안 마련해야"

한 요양보호사가 노인에게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이수민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을 국가가 나서서 돌봐준다는 '통합돌봄 서비스' 시행을 코앞에 두고 예산 증액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올해 책정된 예산이 914억 원에 불과해 전국 모든 시군구가 나눠 쓰기엔 무리가 있어 '무늬만 통합돌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27일 일상생활이 힘든 노인과 장애인에게 국가가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면 시행된다.

통합돌봄 서비스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돌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관련한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인식에 따라 추진됐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크게 △노쇠·장애·질병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에 어려움 있어 복합적 지원 필요한 노인 △장애인 및 지자체장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장기요양 재가 급여자 △입원·입소 경계선상의 65세 이상 노인 △의료적 필요도가 높은 모든 고령장애인 등은 우선 지원된다.

통합돌봄은 지자체가 사업 신청부터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서비스를 받고 싶은 노인이나 장애인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등에 신청하면 종합판정조사를 거쳐 개인별 맞춤 지원을 받게 된다.

지원되는 서비스는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관리, 치매 전문 관리 서비스, 통합재가, 긴급 돌봄 등 18가지가 제공된다.

장애인은 주치의 케어, 가사도우미 파견 등 22가지 서비스가 지원된다.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공.

하지만 전국 모든 지자체가 총 40종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책정된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 원이다. 이 중 인건비, 시스템구축비 등을 제외하고 지자체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가용예산은 620억 원이다. 229개 시·군·구에 차등 지급하면 단순 계산으로 평균 약 2억 7000만 원씩 배분된다.

이원필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문위원은 "시범사업에서 한 지자체가 10억~20억 원 정도를 사용했는데 현재 배정된 예산으로는 사업을 오히려 줄여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지역별 편차도 커 지방의 경우 인프라도 갖추지 못해 서비스하지 못하면 수도권 집중화 현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기존 돌봄서비스의 예산 규모를 고려할 때 620억 원을 책정한다는 것은 시범사업의 지속이 아닌 본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인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미옥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현장연구위원은 "통합돌봄의 부족한 재정을 장기요양보험 재정으로 간접사용하게 되어 두 제도 모두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내년에라도 통합돌봄 사업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53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돌봄 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돌봄재정 공동행동)'은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7년 예산에 돌봄 예산 3067억 원과 돌봄 인프라 투자 예산 1조 1310억 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돌봄재정 공동행동은 "돌봄 해당자의 범위를 넓히고 현재 중앙과 지방의 예산 분담 비율을 서울 3:7, 기타 지역 5:5에서 다른 사업들과 같이 각각 서울 5:5, 기타 지역 7:3으로 지자체 예산 분담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선 돌봄기금 또는 특별회계 신설, 기존 기금 재편 등 다양한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창보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공공 돌봄기금 형태의 재원을 신설하기 위한 법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필 전문위원은 "재정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금을 만들거나 담뱃세에 있는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해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