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장증후군 미생물치료 성별 따라 효과 다르다"

수컷은 면역 안정화, 암컷은 염증 억제…같은 치료에 반응 달라
대변미생물·프로바이오틱스 비교…맞춤형 정밀치료 가능성 제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부터), 송진희 박사,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활용되는 미생물 기반 치료가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효과와 작용 경로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송진희 박사·이동호 교수 연구팀이 과민성장증후군 동물모델을 통해 건강한 성인의 대변에서 분리·동결건조한 미생물 제제와 프로바이오틱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 longum)이 성별에 따라 상이한 장내미생물 및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뚜렷한 구조적 이상 없이 복통과 복부 불편감, 설사·변비 등 증상이 반복되는 기능성 장 질환으로 국내 환자가 15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증상이 반복되며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현재 치료는 식이조절이나 진경제, 항우울제 등을 중심으로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장내 환경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장내미생물 환경을 조절하는 프로바이오틱스나 대변미생물 치료가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과민성장증후군은 여성에서 유병률과 증상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미생물 기반 치료의 효과를 성별에 따라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가해 과민성장증후군과 유사한 상태를 유도한 수컷·암컷 실험쥐에 대변 유래 미생물 제제와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을 각각 투여한 뒤 배변량, 장 점막 비만세포, 장내미생물 구성, 지방산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컷에서는 두 치료 모두 배변량 감소와 비만세포 감소 효과를 보였고 장내 면역 안정화와 관련된 단쇄지방산 '프로피온산'이 증가했다. 특히 대변미생물 제제는 장내미생물 93종을 변화시켜 단일 균주인 비피도박테리움 롱검(38종 변화)보다 장내 생태계를 폭넓게 재구성하는 효과를 보였다.

반면 암컷에게서는 배변량 감소 효과는 확인됐지만 비만세포 감소와 프로피온산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으며 면역 안정화보다는 염증 억제 경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내미생물 변화에서도 수컷과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서 성별이 중요한 생물학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에 대한 미생물제제 치료에서 성별에 따라 반응 양상과 치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사람 대상 임상연구를 통해 이를 재확인하고 남녀 맞춤형 치료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온라인 게재됐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