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암 발생 위험 13% 높아"…이주 후 환경 변화 영향
고려대안암병원 연구진, 2만 5798명 10년간 추적 관찰·분석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탈북민(북한이탈주민)이 국내 거주하는 일반 국민보다 암 발생 위험이 13%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신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탈북민 2만 5798명과 국내 거주 일반 국민 127만 6601명을 비교·분석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탈북민은 군사분계선 이남의 주민과 같은 민족적·유전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 환경과 사회·경제적 조건은 크게 다른 집단이다.
특히 북한에서 성장한 뒤 남한으로 이주할 경우 단기간에 사회와 생활 환경이 크게 변화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탈북민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주한 뒤 시간 변화에 따른 전체 암 발생률과 암 종류별 발생 위험이 무엇이 달라지는지 분석하기 위해 평균 10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탈북민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은 13%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남성에서 31% 높았다.
암 종류별로 보면 간암, 자궁경부암, 폐암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유방암과 대장암처럼 선진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은 초기에는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북한에서의 생활 환경과 보건의료 접근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간암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관련이 깊은데 예방접종이나 정기 검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입국 초기 검사에서 확인된 북한이탈주민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남한 인구에서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탈북민 남성에서 폐암 위험이 높은 이유론 흡연율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북한에서는 남성 흡연이 비교적 흔하고 군 복무 기간 흡연이 습관화되는 경우도 많아 이런 생활 습관이 장기적인 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방암과 대장암은 초기에는 낮은 발생률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식습관 변화, 출산 연령 변화, 신체 활동 감소 등 사회·생활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탈북민의 암 발생 양상은 과거 환경에서 비롯된 감염 관련 암 위험과 이주 이후 생활 방식 변화로 나타나는 암 위험이 동시에 존재해 위험을 이중으로 부담하게 되는 구조를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김경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예방접종, 조기 검진, 생활 습관 관리 등을 함께 추진하는 맞춤형 암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과학 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 3월호에 게재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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