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쇼크 환자 10명 중 1명, 퇴원 후 우울증·불안장애 경험

신속한 정신과 치료 시 심근경색 등 위험 44% 감소
질병청 "심장 치료 후 마음 치료의 필요성도 확인"

심인성 쇼크 생존자 정신건강 위험 및 치료 효과.(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심인성 쇼크를 경험한 환자 10명 중 1명이 퇴원 후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게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장 치료를 받은 뒤 정신과적 치료도 제공돼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12일 밝혔다. 심인성(심장성) 쇼크는 심장 기능부전으로 인한 심박출량의 감소와 이에 따른 주요 장기로의 관류 감소가 일어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중환자실 진료가 필요한 내과적 응급 상황을 일컫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심인성 쇼크 환자의 진단·치료·모니터링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지침 및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27개 병원이 참여하는 다기관 연구 자료(RESCUE-NIH)를 구축·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심인성 쇼크 환자의 예후예측 및 관리지표 발굴 등을 파악하고 있다.

심인성 쇼크는 병원 내 사망률이 약 40~50%에 이르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또한 치료 후 생존하더라도 심혈관 합병증뿐 아니라 정신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어, 최근에는 집중치료 후 증후군의 일부로도 보고되고 있다.

집중치료 후 증후군(PICS)은 중환자실 입원 후 발생하거나 악화한 신체적·인지적·정신적 기능장애로서 치료 중 또는 퇴원 후에도 지속되는 상태다. 이에 연구진은 2012~2022년까지 심인성 쇼크로 중환자실에 입원 후 퇴원한 성인 환자 11만여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심인성 쇼크 생존자의 약 10%인 1만 1166명이 퇴원 후 새롭게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정신 분열 스펙트럼 장애 등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새롭게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 및 심혈관 사건 위험이 8% 높았다.

특히 연구에서는 정신질환 진단 후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경우 건강 결과가 더 좋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 비치료군에 비해해 주요 심혈관질환은 44%, 전체 사망 위험은 49%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심인성 쇼크 생존자의 정신건강 문제는 단순한 후유증이 아니라 장기 임상 예후에 영향을 주는 위험인자이며, 적절한 정신과적 약물 치료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요인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심인성 쇼크 생존자는 극심한 생리적·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고위험군임에도 그동안 정신건강 문제는 치료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며 "퇴원 이후 '마음의 회복'을 함께 관리하는 의료체계 정착과 진료 지침에 정신건강 관리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정 심혈관질환연구과장은 "이번 연구는 심인성 쇼크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향후 심혈관질환 증가에 대응해 심인성 쇼크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이행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