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주가급락' 덫 걸린 K-제약바이오 긴장…"공급 차질 우려"

외국인 투자자 국내 주식 매도세 증가세
"전쟁 발발 국가에 수출하는 기업 악영향"

이란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4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3.4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 리스크 탓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도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수입 원료 비중이 높은 전통 제약사에는 부담이 크다.

수출과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고환율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전쟁 탓에 코스피·코스닥이 급락하는 등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아 1500원 선을 넘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2시 현재 1481.9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꼽힌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영향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선호가 높아진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환율 상승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곳은 원료의약품 조달 부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료 가격은 즉각 상승하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건강보험 약가 체계와 정부의 가격 관리 구조상 원료비 인상분을 곧바로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물론, 일부 품목에서는 채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제네릭(복제약) 비중이 높은 중소 제약사일수록 환율 부담을 흡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3.01 ⓒ 로이터=뉴스1

반면 같은 환율 환경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글로벌 수출 비중이 높거나 달러 기반 계약 구조를 가진 바이오 기업과 CDMO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달러로 발생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 시 원화 환산 기준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 환경에 따라 기업 간 체감 격차가 크더라도 이란 전쟁이 조기 수습되지 못하면 업계의 불확실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업체 고환율 반사이익 있지만, 전쟁 종식이 우선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커지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모든 산업에 좋을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전날(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코스닥 지수는 55.08포인트(4.62%) 내린 1137.7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낙폭 452.22포인트는 역대 최대치다.

중동지역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증시 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상당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경제시장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6.3.4 ⓒ 뉴스1 이호윤 기자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현 사태에 대해 "항공편이 감축되거나 항로 변경, 항공 폐쇄 및 입항 회피 등 조치가 있을 경우, 제품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전쟁으로 인해 중동 국가들이 외화 반출 제한이 강화되면 대금 지연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무래도 전쟁이 발발한 국가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조금 더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고, 주변국들은 그에 따른 부대적인 영향이 조금 있으리라 예상한다. 기업에 따라서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