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에 의대생·전공의 또 앞으로…의정갈등 불거질까

의대생협회 회장후보 "의정갈등은 진행 중" 강경…향배 주목
전국전공의노조, 전면 파업 등 조합원 3300여명 의견수렴 중

서울 시내 의과대학의 모습.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비서울 지역 32개 의과대학에 신입생을 5년 연평균 668명 '지역의사제'로 증원하는 데에 대해 의대생·전공의가 다시 앞으로 나서고 있다. 의정갈등이 재점화돼 '총파업'까지 관측되는 국면에서 젊은 세대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의대생 대표 후보 "의대증원 과정 잘못돼 결과 수용 어렵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들은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의대증원에 따른 동맹휴학 이후 약 5년 만에 새 대표 선출에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제24대 회장단 선거에 전남의대 본과 3학년 김효찬 학생이 입후보했다.

새 회장은 오는 25일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김 후보 측은 △망가진 의대교육 정상화 △투명하고 책임지는 의대협 △의대생의 미래를 지키는 의대협을 핵심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24·25학번의 '교육 더블링'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의대생들의 새 구심점이 마련될 전망이다.

김 후보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의대증원 과정이 잘못됐다는 점에서 결과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의정갈등 역시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며 당선 시 24·25학번 교육 공백·실습 불이익 실태조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과 집행부. ⓒ 뉴스1 김도우 기자

전공의들도 움직이고 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지난 18일부로 조합원 설문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수련환경 개선 등을 위해 출범된 전공의노조는 전국에 76개 지부, 107개 병원, 3399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향후 대응과 그 수위를 두고 전공의들 의견을 묻고 있다.

투표 선택지는 △온라인 의견 표명과 서명운동 △집회참석 △원내 캠페인 △부분 파업 △전면 파업 △증원 결정 무효와 재논의 요구 등으로 구성됐다. 유청준 노조 위원장은 22일 뉴스1에 "투표는 진행 중"이라면서도 결과에 대한 전망 등에 말을 아꼈다.

총사퇴 요구받은 의협 "앞으로의 현장 모든 혼란은 정부 책임"

의대생과 전공의가 분주한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동향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더욱이 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간부가 "의협은 의대증원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취지로 "집행부는 총사퇴하라"고 일갈한 일도 있어 향후 행보가 위축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은식 대전협 부회장은 최근 의협 단체 대화방에서 "전공의와 학생들의 뜻과 다르게 증원이 결정됐음에도 집행부는 위기 모면에 급급하다. 앞으로 전공의들은 의협과 함께 가지 않는다"며 김택우 의협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일들과 관련해, 김택우 의협회장은 지난 20일 회원들에게 '2027학년도 의대정원 결정에 대한 대회원 서신'을 보내 "여러분의 뜻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했다. 전공의·의대생 여러분께 선배로서 미안함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임세영 기자

김 회장은 현 집행부의 총사퇴도 고민했다면서도 "집행부의 공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 논의에서 의료계 대표가 부재하게 됨을 의미한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의료계의 의사결정자가 부재할 때 야기될 후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해 생기는 의료 현장의 모든 혼란은 정부에 책임이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면서 협회는 중요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이행을 감시할 것"이라며 "맡은 바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는 것으로 회원 여러분께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업이나 휴학 등 전면 투쟁 가능성은 저조해 보인다. 의료계 내에서는 정부가 계획 중인 증원 규모와 방식이 투쟁 명분으로 삼기 부족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또 지난 의정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수습되지 않아 정부와 도로 각을 세우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반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 반응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정원 문제뿐 아니라 여러 의료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협의하면서 과업을 진행하겠다"며 "(의료계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