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감기·비염 달고 사는 아이…"면역력 떨어졌단 신호"
한의계 "반복된 질병, 주변 생활 환경에 영향" 부모 역할 중요
면역력 증진은 '폐-비-신' 장부 균형서 출발…한약·침·뜸 고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겨울이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때문에 부모 걱정은 커진다. 면역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한의학에서는 '소아 면역력'을 단순히 병을 막는 기능만 의미하지 않는다. 외부에 맞서 균형을 유지하고 병이 생겨도 회복해 나가는 인체의 기본 생명력, 즉 '정기'(正氣)의 상태로 설명한다. 정기가 충실하면 환경 변화에도 쉽게 아프지 않고, 병이 생겨도 회복이 빠르다고 한다.
13일 한의계에 따르면 아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나 비염, 기관지염, 중이염 같은 질환이 반복되기 쉽다. 열이 내리거나 콧물이 멎은 뒤에도 기침이 유독 오래가거나 평소보다 쉽게 지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이유 없이 배가 아프고 설사를 반복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고, 밤에 자면서 식은땀을 흘리거나 잠을 설쳐 자주 깨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면역력 저하는 병을 막는 기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된 질병과 생활 환경의 영향으로 정기가 약해진 상태다. 감염이 반복돼 항생제 사용이 잦아지고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불규칙한 식사나 편식·과식으로 소화 기능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수면 부족과 학업 스트레스, 실내 위주의 생활과 운동 부족이 더해지면 면역력은 쉽게 약해진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작고 사소한 질병이라도 정기를 손상할 수 있어 부모의 역할과 확인이 더욱 중요하다.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교수는 "겨울철만 되면 자녀가 감기에 잘 걸리거나 혹은 증상이 오래갈 경우, 바이러스 감염 치료에만 몰두하기보다 환경 개선에 더해 아이의 유형과 특성을 파악해 면역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유행하거나 환경 변화가 크면 외부 자극에 더 쉽게 영향받는다. 한의학에서는 면역과 가장 밀접한 기관으로 폐(肺), 비(脾), 신(腎)을 꼽는다. 폐를 호흡기와 피부 면역의 중심으로, 비를 소화와 영양 흡수, 면역 에너지 생성의 핵심으로, 신을 성장과 회복력의 근본으로 본다. 이 세 장부의 균형이 무너지면 감기, 비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반복되기 쉽다.
한약 치료는 허약한 장의 기능을 보강하고 소모된 기력을 채워 정기 회복을 돕는다. 이선행 교수는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하다면 녹용을 핵심 약재로 활용해 골격을 튼튼하게 만드는 육미지황탕·신기환을, 평소 식욕이 없고 식사가 불규칙하다면 인삼을 베이스로 기운을 불어넣고 영양 보충 및 소화 기능을 개선해 주는 보중익기탕·양위탕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침 치료는 자극을 최소화해 호흡기·소화기·자율신경의 균형을 돕는다. 뜸 치료는 전자 뜸 형태로 시행해 복부와 등을 따뜻하게 해 면역 에너지 활성화를 유도한다. 아이의 연령과 성장 단계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게 중요한 원칙이다. 이런 한의 치료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마다 취약한 장부를 보완해 기초 면역력(정기)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면역 관리는 아이의 정기 회복력을 되살리고 생활 습관을 함께 바로잡는 데에서 출발한다. 방미란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교수는 "가공식품과 단 음식을 줄이고 소화하기 쉬운 식단으로 장 건강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면역 체계가 재정비되는 밤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숙면을 취하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방미란 교수는 "규칙적인 야외 활동을 통해 비타민D 합성과 기혈 순환을 촉진하면 외부 자극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어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아이의 잦은 질병은 부모에게 큰 걱정이지만, 한의학에서는 이를 면역력이 완성돼 가는 과정으로 본다.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고 회복력을 키워준다면, 아이는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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