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4년만 의료계 신년하례회서 "개혁 절박"…신뢰 회복될까

정은경 "같은 배 타고 함께 강 건너자…합리적 방안 만들 것"
김택우 의협 회장 "5개월 만 추계 성급…건강보험 재정 우려"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의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4년 만에 방문했다. 의정갈등 상황을 뒤로 하고 신뢰 회복과 협업의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의료계는 최근 급물살을 탄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논의에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도 절박…실행 가능할 차선이라도 택해 변화 이끌어야"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8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료계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의료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정부 정책 추진에 있어 의료계의 참여와 협력은 필수적이다.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고사성어에 따라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함께 하자"고 말했다.

의협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지난 2022년 권덕철 장관 이후 4년 만에 의료계 신년하례회 외빈으로 자리했다. 2000명 의대증원 등 의정갈등을 겪으며 복지부는 의료계 행사에 장관 대신 제2차관이 들르거나, 공식적으로 참석하지 않기도 했다.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정 장관은 "올해 다양한 보건의료 정책 환경에 대응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지역 필수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의과대학 교육·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재정 효율화, 전달체계 개선 등에 복지부도 의료계와 같은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의료개혁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어찌 보면 마지막 시기"라면서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의미의 '동주공제'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했다. 정 장관은 "절박함을 정부도 공유하고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아, 실행 가능하지 않을 최선을 두고 차선을 택하는 등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기"라며 "전문가분들께서 의견 주시면, 정부도 소통하고 경청하며 합리적인 개혁 방안을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의협 "건강보험 부담도 추계위서 논했나? 재앙 되풀이되지 않길"

반면 의협은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추계 결과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의협 대의원회는 정부의 정책 변화가 없다면 특단의 조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지역 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사법 리스크와 수가체계 개편을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2년 전 의료 사태에서 가장 크게 우려했던 게 의대정원 문제"라며 "너무 짧은 시간 추계하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수요가 늘면 공급도 당연히 늘어야 한다. 그런데 건강보험 재정이 뒷받침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김 회장은 "현재 추계위 모델대로라면 2040년 건강보험 재정은 240조가 들고, 2060년에는 700조가 된다. 이런 (재정적) 부분도 논의, 검토를 했는지 묻고 싶다"며 "2년 전 국민적 재앙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토로했다.

이성규 병협 회장은 "의정갈등으로 이어진 비상 체계는 일단락됐지만 현장 어려움은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조화의 분담 체계 위에서 작동돼야 한다. 합리적인 체계 안에서 필수 중증 지역의료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적정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필수의료는 지속될 수 없다"며 "미래 의료인력이 '필수의료를 선택해도 될까' 고민하는 현실을 이제 바꿔야 한다. 이는 미봉책이 아닌 대수술의 영역"이라고 언급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정확한 인식 파악과 당장의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 변화를 정부에 요구하며, 변화가 없을 시 대의원회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망가진 의료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라고 제언했다.

여야 정치권은 의료 정상화와 제도 개선에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쟁점이 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추계 결과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내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9명의 국회의원이 연단에 올라 의료계와의 소통을 역설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계 말씀에 모두 공감한다. 저희가 부족했고, 잘못했던 부분이 있다. 야당은 힘이 없는데 여당이 잘할 수 있도록 같이 힘 보태겠다"며 건보공단 특사경 부여 문제를 두고선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필수의료 택하면 행복할 수 있게 해보겠다'며 "지역 필수 공공의료를 살리는 데 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입법과 예산이 필요하면 언제든 국회를 찾아와 달라. 법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은 "의료계의 부침과 발전을 함께 겪었다"며 "국민을 치료하지만, 또 의사들이 많이 아파하고 있다.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계와 소통하며 정부와 협의해 현안 해결에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