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특례법 지연되는데…배상보험료부터 국비 지원 논란"

'의료인 보험가입 전제로 공소 제한' 법안 논의중
보험료 50% 국비로 지원…"자기책임 원칙 벗어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의료사고로 인한 형사처벌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정부가 법 제정보다 앞서 필수의료 의료진의 배상책임보험료를 국비로 지원하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 지원 사업'이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취지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례법 제정안은 의료인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가 금전적 피해를 확실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의료인의 책임보험 또는 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 공소 제기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제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필수의료 의료진의 배상보험료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필수의료 전문의 1인당 보험료의 75%(150만 원), 전공의 보험료 50%(25만 원)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과실 배상책임 이행을 위해 국가가 의료인 대신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비용 발생 주체가 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보험료 지원 사업은 자기책임 원칙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의 '필수의료' 개념이 다소 자의적이기 때문에 지원 대상 전문과목 간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한의사협회가 지원 사업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점이라고 지적한 사례를 들었다.

이에 따라 형평성 제고 등을 명분으로 지원 대상이 향후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2026년의 경우 지원 대상 전문과목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예정하고도 64% 증액 편성됐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부 분야를 선별 지원해 보편적인 책임보험 의무화에 대한 의료계 전체의 수용성을 낮추고 모든 의료인·의료기관의 책임보험 가입이란 정책 목표 달성에 역행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특례법 제정을 위해 보험 또는 공제 가입의 의무화, 입증책임 전환, 피해조사의 공정성 확보, 형사처벌 특례 범위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례법이 '책임보험 의무가입을 전제로 한 형사처벌 경감'이라는 원칙을 유지한다면 현행 배상보험료 국가지원 사업도 제도적 정합성을 갖추도록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의료인이 보험료의 일정 부분을 부담하되 정부는 잔여분이나 고위험 특약에만 지원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또 필수의료 특성상 의료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무과실 의료사고 위험이 상시 내재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무과실 사고는 공적 보상체계로, 과실 사고는 배상책임보험으로 분리하는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