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의정갈등 '의료공백' 우려 속 지역 응급의료 지켰다
외과 응급수술 44% 야간·휴일 시행…"지역 최후의 보루"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정갈등 장기화로 전국적인 응급수술 지연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경기 고양 일산백병원의 외과는 야간, 휴일에도 지역 응급의료의 공백을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 11월 30일까지 병원 외과가 진행한 총수술이 3771건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중 응급수술은 1224건으로, 이는 대부분 응급실 내원 환자다. 이 가운데 야간이나 휴일에 이뤄진 응급수술은 536건으로 전체 응급수술의 44%가량을 차지했다.
야간과 휴일은 의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수술이 지연되거나 환자 전원이 반복되는 사례가 잦은 시간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산백병원은 해당 기간 응급실로 오거나, 타 의료기관에서 의뢰된 환자의 대부분을 수용해 진료해 왔다고 설명했다.
시행된 응급수술을 살펴보면 충수절제술(맹장염) 301건(56%)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외상이나 복막염 등에 따른 응급 위장관 수술이 107건(20%), 담낭절제술이 73건(14%)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응급 혈관 수술 15건(3%)과 장기이식 수술 17건(3%) 등 고도의 전문성과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도 다수 포함됐다.
이 같은 응급수술 운영의 핵심으로는 119 구급대와 지역 병원과의 핫라인 체계가 꼽힌다.
일산백병원은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119 구급대와 지역 병원으로부터 환자 상태를 공유받아, 수술과 및 중환자 치료를 사전에 준비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타 병원이나 119를 통해 의뢰된 응급환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100% 수용을 목표로 전원 요청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도 대부분의 환자를 차질 없이 수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병원인 파주 메디인병원 진료협력센터 서수이 전담간호사는 "야간이나 휴일에 외과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 중소병원 단독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 간호사는 "일산백병원은 전원 요청에 대해 신속하고 명확하게 판단해 주는, 지역 의료기관 입장에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협력 병원"이라고 치켜세웠다.
경기 파주소방서 관계자는 "파주소방서와 일산백병원 외상센터 간 직접 핫라인이 구축돼 있어 골든타임 내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환자 수용이 어려운 경우 현장에 어려움도 따르기도 하지만, 백병원이 최선을 다해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 외과의 정성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는 "일산·파주·김포 지역의 119 구급대 및 지역 병원과 24시간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신속히 전원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중증외상센터 등은 가능한 한 모든 의뢰 환자를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병원 외과 의료진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119 구급대 및 지역 병원에 공유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지역 병원과 대학병원 간 협력을 강화해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치료 연계를 가능하게 하는 지역 응급의료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최원주 병원장은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회송, 치료 연계 체계를 통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수술 지연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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