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심근경색 위험…김수용·의왕시장이 보여준 '골든타임'

찬공기 노출되면 교감신경 활성화돼 혈압 상승해 위험
"가슴 통증 30분 이상 지속되면 119 신고해야"

김성제 의왕시장.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심근경색은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코미디언 김수용은 최근 가슴 통증을 겪다 쓰러진 뒤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돼 스텐트 시술을 받아 회복했고, 김성제 의왕시장도 지난 14일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회복 단계라고 밝혔다.

김나래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15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돌연사 위험도 크다"며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망설이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응급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혈관 벽에 쌓인 플라크가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한다. 혈류가 끊긴 심장 근육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괴사가 진행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난 2022년 심뇌혈관질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증 발생 건수는 3만 4969건으로 집계됐다. 남성 환자가 2만 5944건으로 여성(9025건)보다 약 2.8배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68.2건이었으며,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327.5건으로 가장 높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다. 통증은 가슴 중앙에서 시작해 왼쪽 어깨와 팔, 턱으로 퍼지는 방사통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협심증은 휴식을 취하면 5분 이내 통증이 사라지는 반면, 심근경색은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쉬어도 호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에 심근경색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온 변화와 밀접하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한다. 심장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면서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이 잘 생기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활동량 감소, 과식·과음, 체중 증가 등 겨울철 생활습관 변화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심근경색이 의심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시작된 후 가능한 한 빨리 막힌 혈관을 열어야 심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의 핵심은 막힌 관상동맥을 열어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가장 흔히 시행되는 치료는 관상동맥 중재술, 이른바 스텐트 시술이다. 손목이나 허벅지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힌 뒤 금속망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를 확보한다. 혈관이 여러 개 막혔거나 주요 혈관 병변이 심한 경우에는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시술 이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항혈소판제와 콜레스테롤 강하제 등 약물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하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와 함께 금연, 체중 조절,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특히 "추운 새벽이나 한파 속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느껴질 경우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