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괜찮다'는 착각…자극적 식습관이 2030 위암 부른다

2030 위염 지속 증가…맵고 짠매 식습관이 위험 높여
조기 위암은 증상 거의 없어 정기 위내시경 필수

박수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맵고 짠 음식과 가공식품, 카페인 음료 등 자극적인 식습관이 젊은 세대에서 일상화하면서 위 점막 손상과 만성 위염을 거쳐 위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 위염·십이지장염 환자 수는 2020년 109만 명에서 2023년 113만 명으로 증가했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위암은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식습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을 유발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을 거쳐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짜고 매운 음식, 염장 식품, 가공육에 포함된 질산염·니트로사민 성분 등이 위 점막 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조기 위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속쓰림, 더부룩함처럼 흔한 소화기 증상과 구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박수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만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가족력이나 헬리코박터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 간격을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며 "증상이 없을 때 받는 위내시경 검진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위암 확진은 위내시경과 조직 검사로 진행된다. 내시경으로 위 점막을 직접 확인한 뒤 의심 부위를 조직 검사하고, 병리 결과에 따라 암의 종류와 병기를 판정한다. 이후 CT, 복부 초음파, PET-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암의 범위와 림프절 침범 여부를 평가한다. 조기 위암의 경우 병변이 작고 미세한 점막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숙련된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조기 위암은 점막에 국한된 경우 수술 없이 내시경 절제술(ESD)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내시경 절제술은 암이 있는 부위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치료로, 통증과 회복 부담이 적고 위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적절한 기준에 따라 시행될 경우 5년 생존율은 90~95% 이상으로 위 절제 수술과 유사한 치료 성적을 보인다. 다만 암의 크기, 깊이, 위치, 조직학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시술 부위 재발 여부와 함께 위의 다른 부위에서 새로 암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치료 후 첫 1~2년은 6개월 간격, 이후에는 1년 간격으로 내시경과 CT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습관 관리도 중요해 짜고 매운 음식, 절임류, 훈제육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과일 섭취를 늘리는 것이 권장된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위 점막 손상과 재발 위험 증가 요인으로 알려져 피해야 한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