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허리통증, 방치하다 '대나무 척추' 된다
'쉴 때 아프고 활동하면 완화' 특징…눈·피부 등 전신에 질환 가능성
"허리디스크와 증상 비슷…전문의 통한 조기발견으로 막을 수 있어"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아침에 일어나 허리가 뻣뻣하거나 엉덩이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로 넘기기 쉽지만, 전신성 염증 질환인 강직성척추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진단이 늦어지면 척추뼈 마디가 서로 붙어버리는 일명 '대나무 척추'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강직성척추염은 단순한 노인성 질환이 아니다. 활동적인 20~40대 젊은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통증은 휴식 시 심해지고 활동하면 완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조선의 세종대왕이 평생 허리 통증과 눈병으로 고통받았던 기록이 있고, 대만의 톱가수 주걸륜(周杰倫) 역시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대한류머티스학회가 정한 '강직척추염의 날'인 1일 "강직척추염은 단순 근골격계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으로, 척추나 관절 외에 눈·피부·위장관 등에서도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영상검사에서 천장관절염이 확인되고 척추관절염의 정의에 부합하는 경우 강직척추염이라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질환은 천장관절을 비롯한 척추 및 부착부의 염증이 특징인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HLA-B27 등의 유전적 소인이 발병의 배경에 있다"며 "20~30대 젊은 남성에서 흔하며, 10대 후반부터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시작한다. 꾸준히 복용하면 척추 변형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TNF-α 억제제나 IL-17 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보건복지부의 요양급여 기준 개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코센틱스(세쿠키누맙), 탈츠(익세키주맙) 등 IL-17 억제제의 보험 급여가 적용돼 1차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 교수는 "IL-17 억제제는 척추 부착부의 염증을 유발하는 IL-17을 직접 차단해 질환 진행을 늦춘다"며 "급여 확대로 환자들이 빠르게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TNF-α 억제제나 IL-17 억제제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JAK 억제제(린버크·젤잔즈)가 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 JAK 억제제는 경구 투여가 가능해 복용 편의성이 높다.
이 교수는 "강직척추염은 초기 증상이 허리디스크와 비슷해 오진하기 쉽다"며 "경험 있는 류마티스 전문의가 증상을 감별하고 영상검사를 통해 천장관절염을 조기에 발견하면 척추 강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