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운동부족·저체중·당뇨병, 알츠하이머 치매 부른다
만성질환 관리 부족할 수록 위험…33만 명 연구결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우울증, 운동 부족, 저체중,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부족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되는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성훈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가 치매로 진행되는 핵심 요인을 이같이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09~2015년 사이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40세 이상 성인 33만 6313명을 대상으로 최장 12년(평균 6.7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70세 이후 치매 전환율이 높아졌으며, 우울증 환자 1.7배,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자 1.2배, 저체중 1.3배, 당뇨병 환자 1.37배 더 높은 위험을 보였다.
반대로 규칙적인 신체활동, 적정 체중 유지, 가벼운 음주, 도시 거주, 높은 소득 수준은 치매 전환 위험을 낮추는 보호 요인으로 확인됐다.
심혈관질환 중에서는 관상동맥질환과 출혈성 뇌졸중이 위험을 높였지만, 고혈압이나 허혈성 뇌졸중은 치매 진행과 유의미한 상관이 없었다.
이는 단순히 혈압보다 혈당 조절과 정신건강 관리가 인지기능 보존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33만 명 규모의 대규모 집단을 12년간 분석한 장기 연구로 서양인 중심의 기존 치매 연구와 달리 한국인의 생활 습관과 건강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치매는 단순히 나이로 인한 질병이 아니라 생활 습관과 정신건강 관리로 충분히 늦출 수 있는 질환"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특히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해 '수정 가능한 요인(modifiable risk factors)'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유산소·근력운동을 주 150분 이상 실천하고, 채소·생선·견과류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며, 저체중과 비만을 모두 피하는 균형 잡힌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심혈관질환의 철저한 관리, 우울증 치료 및 스트레스 완화,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 확보도 필수적이다.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가족·친구와의 교류, 독서·악기·퍼즐 등 인지 자극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강성훈 교수는 "꾸준한 운동과 체중·혈당 조절, 정신건강 유지만으로도 인지기능 저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생활습관 개선과 만성질환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로 국민의 뇌 건강 증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의 오경미 신경과 교수, 강민웅 암연구소 연구교수, 고려대 안암병원의 백경원 신경과 교수가 함께 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IF 4.6))에 게재됐으며, 고려대 구로병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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