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7개월간 11억 정…ADHD 치료제 5년 새 두 배 '증가'

항불안제·수면제가 전체의 63%…고령층 사용이 절반 이상
펜타닐 패치 처방은 절반 감소…실시간 투약내역 조회 등 효과

의료용 월간 마약류 동향(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료용 마약류 처방이 지난 7개월 동안 11억 3000만 정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불면 치료에 쓰이는 항불안제와 수면제 처방량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도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발간한 '월간 의료용 마약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의료용 마약류 처방환자는 1367만 명, 처방건수는 5854만 건으로 나타났다.

의료용 마약류는 의사가 환자의 질환 치료나 수술 등 의료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마약류 의약품을 말하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보고된 처방 내역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효능군별로는 항불안제와 최면진정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항불안제는 5350만 정, 최면진정제는 1867만 정으로 두 효능군이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항불안제는 불안·긴장 완화에, 최면진정제는 수면 유도와 불면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이 중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는 올해 1~7월 누적 6113만 정이 처방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처방량인 9019만 정의 68%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성인 처방이 눈에 띄게 늘었다. 남성은 30대 2만 6000명, 40대 9000명, 여성은 20대 4만 3000명, 30대 3만 1000명으로 나타났다. 10대 이하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성인 ADHD 진단이 늘면서 집중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처방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ADHD는 주의력 결핍, 충동 조절 장애, 과잉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대표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집중력과 인지 기능을 높이는 약물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이 약은 전문의 진단 후 단기 처방 원칙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성별·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의료용 마약류 사용량이 절반을 넘었다. 올해 1~7월 기준 60대 이상 처방량은 6억 5000만 정으로 전체의 57.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0대 이상은 2억 9630만 정으로, 2021년(2억 2760만 정)보다 약 30% 늘었다. 특히 여성 70대 이상 환자의 처방량은 1억 8680만 정으로, 남성(1억 950만 정)의 1.7배였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 처방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펜타닐은 암성 통증 등 중증 환자에게 투여되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이자 의존성과 내성 위험이 높은 약물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펜타닐 패치 처방환자는 7만 7879명으로, 2021년 17만 2665명에서 절반가량 줄었다. 식약처가 펜타닐과 프로포폴 등 마약성 진통제의 실시간 투약내역 조회를 의무화한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펜타닐·프로포폴 등 주요 마약류의 투약내역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현장에서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라도 사용량과 기간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오남용을 예방하겠다"며 "월별 통계를 통해 약물별 사용 추세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