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는 기계 아냐,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전공의노조 출범

출범식서 전공의법 개정 등 강력 요구
"침묵 속에서 병원 소모품 되지 않겠다"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과 집행부가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서 노동조합 깃발을 흔들고 있다. 2025.9.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 전공의가 살아야 환자도 산다, 전공의법 신속히 개정하라!

전공의들이 열악한 처우와 법적인 권리 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전공의의 정당한 권리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다고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청준 초대 위원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전공의가 모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의사 출신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리했다.

전공의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과로사로 동료를 잃고도 침묵하는 것이 옳은가, 교육권과 인권이 박탈된 채 값싼 노동력으로 소모되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더 이상 혹사와 인권 박탈을 대가로 유지되는 의료는 유지될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를 위해 연대하고, 서로를 위해 연대하고, 전공의들과 다르지 않은 우리 사회의 노동자, 약자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과 집행부가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9.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들은 △전공의의 정당한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킬 것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와 책임을 나눌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을 단축하라', '전공의가 살아야 환자도 산다, 전공의법 신속히 개정하라'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정치권의 축사도 이어졌다.

이수진 의원은 "헌법 33조에는 노동3권이 적시돼 있다. 이제 전공의들도 합법적으로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며 "수련에 충실한 환경을 보장하고, 여성 전공의의 모성권도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출범식에서 공개된 전공의들의 8대 요구사항. 2025.9.14/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이어 "병원협회, 보건복지부, 교육부, 의대학장 등 교섭 파트너의 범위가 넓다. 건강보험료를 지급하는 국민도 교섭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주영 의원은 자신이 의사로 재직하던 시절을 언급하며 "전공의들의 권익도 중요하나, 전문가로서 개인의 삶과 전문가로서의 탁월성은 100% 일치할 수 없다. 처음 화이트 가운 세리머니를 했을 때 가졌던 마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책임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용우 의원은 "최선진적인 노동 환경을 갖춰야 할 병원에서 노동권을 외치는 것은 우리가 모두 뼈저리게 돌아봐야 할 부분"이라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과 집행부가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9.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료사태 과정에서 전공의로서 느꼈을 고통과 좌절이 오늘 노조 출범에 반영이 됐을 것"이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유청준 위원장은 "우리 전공의는 그간 열악한 환경에 연대 기회가 없었으나, 마침내 목소리를 모은다"며 "우리의 처우 개선과 함께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건강한 의료시스템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전공의의 인권 보장이 곧 환자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