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추진…절반 그친 충원율 높일까
공보의 37개월, 현역 18개월에 월급도 비슷…"공보의 대신 현역 입대"
복무기간 단축시 공보의 희망률 95%…공보의단체 "두배 이상 확보"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부가 공중보건의 숫자 확보를 위해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복무기간이 줄면 공보의 충원율이 높아져 오히려 지역 의료 공백이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중보건의가 줄고 있어 복무기간 단축 등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와 협의해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중보건의는 의사 국가시험 합격 후 면허를 취득한 젊은 의사들이 병역 의무를 대신해 복무하는 제도다. 매년 3~4월 신규 입영이 이뤄지며 85% 이상이 보건소·보건지소에, 나머지는 국공립병원·교정시설 등에 배치돼 1차 진료, 예방접종, 감염병 관리, 취약계층 진료 등을 맡는다. 취약지 의료를 맡는 핵심 인력이라는 점에서 지역 의료 접근성과 연결된다.
하지만 현행 공보의 37개월과 현역 18개월간 복무 격차가 커지며 지원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의과대학 군 휴학 인원은 2074명으로, 2023년 전체 418명의 5배다.
복무기간은 현역의 두 배가 넘지만 월 실수령액(약 240만~250만 원)도 병장 월급(205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기피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보의 충원율은 떨어지고 있다. 정부 요청 필요 인원 1387명에 대해 실제 편입 738명(충원율 53.2%)에 그쳤다. 충원율은 2020년 89.4%, 2021년 87.4%, 2022년 78.2%, 2023년 74.6%, 2024년 53.0%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보건지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보건소 및 보건지소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보건지소 1337곳에 달하지만 근무하고 있는 의사는 773명에 그쳤다.
복무기간 단축을 요구하는 공보의 단체는 24개월 전환 시 충원율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설문에 따르면 복무기간이 24개월로 줄면 공보의·군의관 복무 희망 비율이 29.5%에서 94.7%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장은 "현역의 처우가 높아지고 복무기간 격차가 큰 상황에서 처우를 일부 개선해도 병역 단축 흐름은 되돌리기 어렵다"며 "복무기간 단축은 숫자로 접근해야 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두 배 이상 인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무기간을 24개월로 줄이면 전역 시점과 전공의 모집·임용 일정(매년 3~4월)이 맞물려 전역 후 대기·공백 없이 곧바로 수련에 진입할 수 있어 공백기간이 줄고 그만큼 전문의 배출 시계가 앞당겨져 국가 차원의 인력 공급 속도가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복무자에겐 특기를 살려 의무를 다할 선택지, 국가에는 전문 인력을 합리적 비용으로 활용할 체계가 유지돼야 한다"며 "24개월로 전환할 경우 1년에 한 번인 전공의 모집과 연계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전문의 배출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