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병원 전공의들, 정부에 대화 제안…"신뢰 쌓아달라" 요구
정상화 함께 노력 "무너진 의료 다시 바로 세우고 싶다"
'고려대·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 전공의들 입장 발표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6개 대형 상급종합병원 중 4개 병원의 전공의 단체들이 1년4개월째 굳어진 의료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제도화 등의 요구를 들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서울대학교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의 각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공동 성명을 내 "정부는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며 "내일의 의료는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도 의료는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을 발표했다"며 "국민의 부담을 늘리고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정책들은 의료 붕괴를 가속할 게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밤낮없이 환자 곁을 지켜온 전공의들은 정부에 합리적 근거와 충분한 논의 과정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강압적인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으로 대응했다"며 "올바른 의료를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낸 전공의들은 결국 처단의 대상으로 내몰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억압적 명령이 빚어낸 현실은 참담하다"며 "응급실 대기 시간은 더욱 길어지고, 진료와 수술은 지연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현장도 암울하다. 우수한 전문인력을 교육하고 양성해야 할 대학과 대학병원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던 의료개혁은 의료 붕괴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들은 "이제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전임 윤석열 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은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정책으로는 결코 지켜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건강보험 재정 낭비와 실효성 없는 시범사업은 더 이상 의료개혁이 될 수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며 "정부는 신뢰를 다시 쌓고 국민, 현장 전문가와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에 3가지 사안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 의사 비율을 확대와 제도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이다.
이들은 "무너진 의료를 다시 바로 세우고 싶다. 더 이상 전공의들을 명령과 처벌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 달라"며 "전공의를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동반자로, 의료를 책임질 전문가로 바라봐 달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는 정부와 함께 해답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의료 정상화를 원한다면, 그 길의 시작은 신뢰와 협력일 것"이라며 "내일의 의료는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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