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이 착한 엄마로 기억하길"…5명 살리고 떠난 사회복지사
심장·폐·간·신장 기증해 5명 살려…인체조직 기증해 100여명 장애 회복
사회복지사 자격증 따고 요양원 설립해 봉사활동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어려운 사람 돕는 일을 좋아해 사회복지사의 길을 택했던 4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뒤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3월 22일 인하대병원에서 이지혜 씨(43)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에게 기능적 장애 회복을 선물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3월 18일 집에서 의식을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이후 이 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고,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가족들은 이 씨가 어려운 사람을 돕기를 좋아했던 사람이기에 마지막 가는 길에도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이 씨의 가족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했다는 것이 보람되고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아직 엄마를 그리워하는 8살 막내아들이 엄마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난 착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 씨는 밝고 활동적이었으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누구든 먼저 다가가 도움을 건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이 씨가 23살 때 아버지가 뇌출혈로 일찍 떠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힘든 시기에도 장애인과 어린아이를 돕는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며 주변 사람들을 도왔다. 이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에 요양원을 설립할 정도로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 씨의 딸 이예향 씨는 "엄마. 내 엄마로 함께 해줘서 너무나 고맙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았던 시간 추억하며 잘 살도록 할게요. 천국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이지혜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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