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는 근육 기능 직접 높인다"...FDA, 척수성근위축증 새 치료제 허가

美 FDA, 2세 이상 환자 대상 '아이셈빌드' 승인
기존 치료제에 추가 투여…근육 손실 직접 겨냥한 첫 치료제

자료사진. ⓒ AFP=뉴스1 (Photo by Eva Marie UZCATEGUI / AFP)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희귀질환인 척수성근위축증(SMA) 환자의 약해진 근육 기능을 직접 개선하는 치료제가 미국에서 처음 허가됐다.

기존 치료제가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의 손상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새 치료제는 약해진 근육의 힘과 운동 기능을 높이는 방식으로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가가 14일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1일 바이오기업 스칼라록(Scholar Rock)이 개발한 SMA 치료제 '아이셈빌드'(Isembyld·성분명 아피테그로맙)를 허가했다. 대상은 기존 SMA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 2세 이상 어린이와 성인이다.

SMA는 유전자 이상으로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사라지면서 온몸의 근육이 약해지는 희귀질환이다. 환자는 앉거나 걷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병이 심해지면 호흡이나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FDA에 따르면 신생아 약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기존 SMA 치료제는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해 왔다. SMA 환자는 운동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한데, 기존 치료제는 SMN2라는 유전자를 이용해 부족한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도록 돕는 방식을 사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치료를 통해 운동 신경세포의 추가 손상을 막더라도 이미 약해진 근육 기능까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특히 병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들은 치료받은 뒤에도 여전히 걷거나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아이셈빌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의 작용을 차단해 근육 기능을 직접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FDA가 SMA 환자의 근육 손실을 직접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를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DA가 기존 SMA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 2~21세 환자 188명을 대상으로 약 1년간 아이셈빌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주요 분석 대상인 2~12세 환자 가운데 아이셈빌드를 투여한 환자는 위약군보다 운동 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운동 기능이 좋아진 환자 비율은 아이셈빌드 투여군에서 34.2%로 나타났다. 위약군은 13.5%였다. FDA는 이를 근거로 아이셈빌드를 신속심사, 희귀의약품, 희귀소아질환 치료제로 지정했다.

다만 임상에서는 상기도 감염과 구토, 기침, 두통 등이 흔한 이상반응으로 나타났고 골절 위험도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지속적인 안전성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FDA는 아이셈빌드를 두고 "기존 치료와 함께 근육 손실이라는 SMA의 또 다른 문제를 직접 다루는 치료제"라고 평가했다.

이번 허가를 계기로 SMA 치료가 신경 손상을 막는 기존 치료에 약해진 근육 기능을 직접 개선하는 치료를 더 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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