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된 HK이노엔 '로바젯'…고지혈증 치료 공식 바꿨다[약전약후]

2016년 두가지 치료성분 한 알에 담아 출시
알약 중량 최대 56% 줄이고 저용량 추가…복용 부담 낮춰

HK이노엔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바젯' 이미지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이상지질혈증은 대표적인 '평생 관리 질환'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당장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결국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필요한 약을 오랫동안 꾸준히 먹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 약을 챙겨 먹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가운데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함께 앓아 여러 종류의 약을 한꺼번에 먹는 경우가 많다. 알약이 크거나 먹어야 할 약이 많을수록 환자가 느끼는 부담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장에서 10년간 살아남으며 몸집을 키운 약이 HK이노엔의 '로바젯'이다.

로바젯은 2016년 5월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라는 두 가지 치료 성분을 하나의 알약에 넣은 복합제다.

두 성분을 합친 이유는 각각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로수바스타틴은 몸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것을 줄이고, 에제티미브는 음식 등을 통해 들어온 콜레스테롤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두 약을 한 번에 복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특히 기존의 치료제인 스타틴 하나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환자들에게 두 성분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활용된다. 국내외 주요 치료지침에서도 스타틴만으로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에게 에제티미브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두 약을 함께 사용했을 때 로수바스타틴만 사용한 경우보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이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바젯은 출시 이후에도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이상지질혈증은 장기간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하는 만큼 치료 효과뿐 아니라 환자들이 얼마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HK이노엔은 약 성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알약을 작게 만드는 연구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22년 12월 기존 자사 제품보다 중량을 최대 56% 줄인 새로운 로바젯을 출시했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10/5㎎ 제품은 알약 중량이 기존 319㎎에서 139㎎으로 절반 이하가 됐다. 10/10㎎ 제품은 50%, 10/20㎎ 제품은 38% 줄였다. 길쭉했던 알약 모양도 달걀형으로 바꿔 환자가 삼키기 편하게 했다.

이듬해에는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용량의 종류도 늘렸다. 기존 제품보다 로수바스타틴 함량을 낮춘 10/2.5㎎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환자의 상태와 필요한 치료 강도에 따라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힌 것이다.

로바젯 복용 환자들에게서는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7~2021년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552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로바젯 복용 후 LDL 콜레스테롤과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복용 전보다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런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도 게재됐다.

이런 효과는 지난 10년 동안의 처방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로바젯의 원외처방액은 2021년 305억 원에서 2022년 319억 원, 2023년 385억 원, 2024년 474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566억 원을 기록했으며, 현재 로바젯은 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로바젯이 걸어온 길은 한마디로 '환자들이 평생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을 조금이라도 먹기 편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치료 성분을 한 알에 담은 데 이어 알약 자체를 작게 만들고, 환자 상태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용량도 다양화했다.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로바젯은 연간 처방액 566억 원의 제품으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환자의 복용 부담을 낮춘다는 강점을 앞세워 점점 커지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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