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에 서울 온 세계폐암학회…'포스트 렉라자' K신약 성적표 쏟아진다

유한·보로노이·에스티큐브 등 폐암 신약 임상 결과 공개
HER2·EGFR·BTN1A1 등 차세대 표적…기술이전 기회도 모색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폐암 분야 세계 최대 학술대회가 19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다. 유한양행(000100)과 보로노이(310210), 에스티큐브(052020)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개발 중인 폐암 신약의 임상 결과를 잇달아 공개한다. 기존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하거나 새로운 표적을 겨냥한 후보물질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가 주최하는 '2026 세계폐암학회'(WCLC 2026)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내 개최는 2007년 이후 19년 만이다. 전 세계 100여개국의 폐암 연구자와 의료진 등이 참석해 2300여건의 연구 결과를 공유한다.

유한양행은 '포스트 렉라자' 후보로 꼽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42946'의 연구 디자인 및 진행 현황을 공개한다. YH42946은 HER2 변이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등을 표적으로 하는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다. 이번 학회에서 안전성과 약동학, 초기 항종양 활성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얀센에 기술수출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 진입한 만큼 이를 이을 자체 개발 항암제의 가능성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보로노이는 차세대 EGFR 표적치료제 'VRN11'과 HER2 표적치료제 'VRN10' 관련 연구 6건을 선보인다. VRN11은 기존 EGFR 표적치료제 사용 후 나타나는 C797S 등 내성 변이를 겨냥하며 뇌전이 치료를 위해 높은 뇌 투과성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VRN11 임상 데이터가 미니 구두발표로 공개된다. 기존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뿐 아니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로 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이 관전 포인트다.

에스티큐브는 면역관문 단백질 BTN1A1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의 비소세포폐암 임상 2상 초기 결과를 공개한다. 항암화학요법 도세탁셀과 병용해 BTN1A1 발현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기존 PD-1·PD-L1 계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은다.

에이비온도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바바메킵'(ABN401)을 들고 WCLC에 참가한다. 암세포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MET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학회 기간 글로벌 전문가 및 제약사들과 임상 개발과 기술이전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WCLC에 나서는 국내 기업들은 HER2와 EGFR, BTN1A1, MET 등 서로 다른 표적을 공략한다. 렉라자가 글로벌 폐암 시장에 진입한 가운데 후속 국산 항암 신약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많고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인 만큼 이번 WCLC에는 글로벌 석학과 빅파마들이 대거 모일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이 혁신 파이프라인과 임상 결과를 선보이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알리고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십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