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암 백신 뜨자…정밀의료 '진단·데이터' 인프라 주목
암종·환자별 반응 차이…'맞는 환자 찾기' 중요성 부각
국내 기업도 액체생검·AI 병리·NGS·MRD로 정밀의료 확장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최근 개인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암 치료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정밀의료 산업의 경쟁축이 변화하는 모양새다. 치료제 자체뿐 아니라 환자별 종양 특성을 정확히 읽어내고, 치료 대상을 선별한 뒤 치료 후 재발 여부까지 추적할 수 있는 진단·데이터 인프라가 중요해진 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환자마다 다른 암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치료제를 설계하는 개인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 백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모더나와 미국 머크(MSD)는 지난 8월 19일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V940)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흑색종 3상에서 무재발생존기간(RFS)과 원격전이 없는 생존기간(DMFS)을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와 mRNA 기반 암 치료제가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한 첫 사례다.
이 치료법의 핵심은 환자마다 다른 암의 유전체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느냐에 있다. 맞춤형 치료제가 고도화될수록 그 출발점인 유전체 분석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mRNA 암 백신이 모든 암종에서 동일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바이오엔테크는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 임상 2상을 중단했다. 독립적인 안전성 검토 결과 치료군에서 전체생존기간 개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암종과 환자 특성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개인맞춤치료 경쟁에서는 단순히 새로운 약물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적합한 환자를 찾아내는 정밀의료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정밀의료의 범위도 치료 전 단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암 치료가 끝난 이후 혈액 속에 극소량 남아 있는 암세포를 찾아내 재발 우려를 확인하는 미세잔존질환(MRD) 시장이 대표적이다. 치료 전 유전체 분석으로 환자를 선별하고 치료제를 결정했다면, 치료 후에는 유전체 기반 검사를 통해 치료 반응과 재발 여부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식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기업 간 인수합병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정밀의료 기업 템퍼스AI는 지난 7월 암 진단·MRD 전문기업 퍼스날리스를 약 15억 달러 규모로 인수하기로 했다. 퍼스날리스의 MRD 기술과 템퍼스의 유전체·임상 데이터 및 인공지능 역량을 결합해 진단부터 치료 선택, 재발 모니터링까지 암 치료 전주기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액체생검을 기반으로 조기진단과 치료 모니터링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루닛(328130)은 인공지능(AI) 병리 분석을 바탕으로 바이오마커 발굴과 동반진단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NGS 기반 정밀진단 기업들도 치료 전후 전주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엔젠바이오(354200)는 고형암과 혈액암 유전체 분석 패널과 분석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정밀진단 사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MRD 검사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유전체 분석 시스템을 연결하는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통해 검사부터 분석까지 병원 내 업무 흐름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개인맞춤형 암 치료가 현실에 가까워질수록 환자의 종양 정보를 정확하게 읽고,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한 뒤 치료 이후 재발 우려까지 추적하는 전주기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mRNA 암 백신을 비롯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정밀의료 산업의 경쟁 무대 역시 '신약'에서 '진단과 데이터'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유전체 분석, AI 영상·병리, 액체생검, MRD 등 각기 다른 영역에서 정밀의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개별 기술의 우수성만이 아니라 이들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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