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도 'mRNA 시대' 열리나…모더나 첫 허가·GSK 도전장

GSK 이달 임상 3상 진입…모더나, 세계 첫 mRNA 독감백신 허가
빠른 설계·생산 장점 주목…사노피는 개발 철수하며 전략 엇갈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2025.11.28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상용화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계절독감 백신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더나가 세계 최초로 mRNA 독감백신 허가를 받은 데 이어 GSK가 이달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전통적인 방식이 주류였던 독감백신 시장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SK는 최근 mRNA 기반 계절독감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하고 이달 중 임상 3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GSK는 임상 2상에서 18~64세 성인과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시험 대상 독감 바이러스주에서 기존 허가 백신보다 높은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젊은 성인에서는 표준용량, 고령층에서는 고용량 불활화 백신과 각각 비교했다.

GSK 후보물질은 독감 바이러스 표면의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니다제(NA)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백신이 주로 HA를 겨냥하는 것과 달리 두 항원을 표적으로 해 보다 폭넓은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모더나는 mRNA 독감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모더나의 '엠플루시바'를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승인했다. mRNA 기반 계절독감 백신의 첫 허가 사례다. 허가 근거가 된 임상 3상에는 50세 이상 성인 약 4만명이 참여했다. 엠플루시바는 기존 표준용량 독감백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독감 예방효과를 보였다.

mRNA가 독감백신에서 주목받는 배경에는 기존 생산방식의 한계가 있다. 독감백신은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주를 선정해 새롭게 생산한다. 실제 유행 바이러스와 백신주가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예방효과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널리 쓰이는 유정란 배양 방식은 계란에서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만큼 생산에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계란 환경에 적응하면서 항원 특성이 변하는 '난 적응'(egg adaptation)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mRNA 백신은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하지 않고 특정 항원을 만들도록 하는 유전정보를 이용한다. 유행 예상 바이러스주에 맞춰 백신을 설계할 수 있어 개발·생산 과정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글로벌 백신 기업들의 전략은 엇갈린다. 전통적인 독감백신 강자인 사노피는 올 초 계절독감 mRNA 백신 개발에서 물러난 바 있다. 개발 중이던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에서 제외하고 기존 독감백신과 다른 차세대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모더나의 첫 허가로 mRNA 독감백신의 상용화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기존 백신을 빠르게 대체할지는 미지수다. 매년 반복 접종하는 만큼 예방효과뿐 아니라 이상반응과 가격, 생산비용 등이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어서다. GSK가 임상 3상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경우 독감백신 시장에서 기존 기술과 mRNA 플랫폼 간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