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정조준한 삼성바이오로직스…3조원 베팅 승부수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인수에 2.7조원
항체 중심 사업서 종합 CDMO 도약 시동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약 3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최근 인수를 결정한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자금을 투입해 사업 포트폴리오와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3조 9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조달 자금 가운데 2조 7062억 원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위한 타법인증권 취득에, 2948억 원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한 시설자금에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지난 7월 17일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 금액은 14억 6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 7000억 원)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에 펩타이드 영역을 추가하게 된다.
펩타이드는 합성의약품과 항체의약품의 중간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인 합성의약품보다 크지만 항체보다는 훨씬 작다. 표적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강한 효과를 내면서도 항체보다 조직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펩타이드는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성장과 함께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잇따라 흥행하면서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수요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약 940억 달러에서 연평균 13.4% 성장해 2031년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스위스 본사를 비롯해 미국·유럽·인도 등 5개국에서 6개 거점을 운영하는 펩타이드 전문 CDMO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글로벌 생산 및 사업 기반을 활용해 펩타이드 CDMO 시장에 진출하고, 기존 항체의약품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에 이어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생산능력 확대도 병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곳에 5~8공장을 추가해 총 72만L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78만 5000L다.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전체 생산능력은 138만 5000L까지 늘어난다. 회사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생산능력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본시장법상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80%는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 형태로 배정한다.
구주 1주당 신주 배정비율은 0.0392737657주로, 기존 주식 26주당 1주의 신주인수권이 부여된다. 신주인수권은 상장 이후 매매할 수 있어 청약을 원하지 않는 기존 주주는 이를 매도할 수 있다.
청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는 일반공모를 통해 모집하며, 최종적으로 남는 실권주는 공동대표주관사가 인수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증자 규모가 전체 발행주식 대비 약 5%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최근 5년간 국내 상장사의 1조원 이상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평균 증자비율인 18.9%보다 낮은 수준이며,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 당시 증자비율 7.6%보다도 낮다고 설명했다.
종합하자면 이번 유상증자는 회사가 기존 대규모 항체 CDMO 사업의 외연을 펩타이드로 넓히는 동시에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톱티어 CDMO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3대축 확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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