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세포 피해 암만 공격"…ADC 후발주자들, 차별화 승부수
트리오어 "같은 표적 따라가선 경쟁 어려워…독성 낮춰야"
암 조직서만 항체 활성화하는 '마스킹' 기술로 차별화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이미 많은 ADC가 같은 암 단백질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경쟁하려면 같은 표적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성을 낮추거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박조해 트리오어 사업개발본부장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10회 'K-SPACE STATION'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항암제를 붙여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치료제다. 정상세포까지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기존의 항암제와 비교해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차세대 ADC 개발 플랫폼'을 주제로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는 박 본부장과 조익현 프로티움사이언스 부사장이 각각 ADC 후보물질의 차별화 전략과 제조·분석 과정에서의 주요 과제를 발표했다.
박 본부장은 "신약 개발에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유망한 표적을 선택하더라도 실제 후보물질이 임상에 진입할 때는 경쟁약물이 먼저 개발되거나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암 표적을 찾는 것 뿐 아니라, 같은 표적을 겨냥하더라도 기존 치료제보다 부작용을 줄이거나 치료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공략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리오어는 이를 위한 해법으로 '마스킹' 기술을 제시했다. 이는 항체에서 암세포를 인식하는 부분을 일시적으로 가려 정상 조직에서는 표적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후 ADC가 암 주변에 도달하면 가림막이 벗겨지고 항체가 활성화돼 암세포를 공격한다.
박 본부장은 "같은 암 단백질을 겨냥하더라도 독성을 낮추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항체 설계 기술이 중요하다"며 "트리오어는 마스킹 기술로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리오어는 현재 이 플랫폼을 적용한 ADC 후보물질의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차별화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만으로 ADC 개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후보물질을 실제 환자에게 투여할 의약품으로 일정하게 생산하고 품질을 입증하는 과정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날 발표에 나선 조익현 프로티움사이언스 부사장은 ADC의 특성상 개발 초기부터 제조공정과 분석 방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 두 물질을 이어주는 '링커' 등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물질을 하나의 치료제로 결합하는 구조여서 일반적인 항체의약품보다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품질을 분석하기도 까다롭다.
이에 프로티움사이언스는 후보물질의 개발 가능성을 초기 단계에서 평가하고 세포주와 제조공정, 분석법 개발부터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공정개발이 상당히 진행된 뒤 후보물질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다"며 "초기에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DC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단순히 새로운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기존 치료제보다 독성을 낮추고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후보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품질을 입증할 제조·분석 역량까지 갖추는 것이 ADC 개발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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